‘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72) 파워가 대단하다. 3명의 FA 선수가 예상가를 뛰어넘는 대박 계약을 따내며 유격수 김하성(29)에게도 긍정의 기운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보라스의 고객인 FA 우완 투수 프랭키 몬타스(31)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메츠와 계약 합의 사실이 알려졌다. ‘ESPN’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메츠와 몬타스의 계약은 2년 총액 3400만 달러로 내년 시즌 후 옵트 아웃이 포함된 조건이다. 2년간 연봉 1700만 달러씩 균등하게 받는다.
예상을 뛰어넘는 계약 조건이다. MLB 트레이드루머스, 뉴욕포스트 등 주요 매체에서 지난달 예상한 몬타스의 FA 계약 규모는 2년 2200만 달러, 연평균 1100만 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예상가보다 연평균 600만 달러 많은 계약으로 메츠 유니폼을 입게 됐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몬타스는 201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데뷔한 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뉴욕 양키스, 신시내티 레즈, 밀워키 브루어스 거치며 9시즌 통산 160경기(129선발·744⅓이닝) 44승46패2홀드 평균자책점 4.09 탈삼진 760개 WHIP 1.31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3년 시즌 전 양키스에서 어깨 수술을 받고 그해 1경기 등판으로 끝났다. 부상 리스크가 있었지만 지난겨울 신시내티와 1년 1600만 달러에 FA 계약했다. 7월말 밀워키로 시즌 중 트레이드되는 등 올해 30경기(150⅔이닝) 7승11패 평균자책점 4.84 탈삼진 148개 WHIP 1.37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4~5선발로는 괜찮았고, 선발투수가 금값이 된 FA 시장에서 좋은 대우를 받았다.
이로써 보라스는 이번 FA 시장에서 3명의 고객에게 연이어 예상가를 뛰어넘는 계약을 안겼다. 지난달 28일 LA 에인절스와 3년 6300만 달러 계약이 발표된 좌완 기쿠치 유세이(33)가 그 시작이었다. 기쿠치도 MLBTR은 3년 6000만 달러, 디애슬레틱은 3년 4200만 달러 계약을 예상했지만 6300만 달러로 연평균 2100만 달러를 받았다.
이어 지난 1일 공식 발표가 이뤄진 LA 다저스의 좌완 블레이크 스넬(32)도 5년 1억82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스넬도 MLBTR은 5년 1억6000만 달러, 디애슬레틱은 3년 1억500만 달러, 뉴욕포스트는 5년 1억6000만 달러 계약을 예상했지만 보라스는 역대 좌완 투수로는 3번째 큰 계약을 성사시켰다.
두 투수 모두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로 후반기에 시장 가치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공통점이 있다. 기쿠치는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트레이드된 뒤 10경기(60이닝) 5승1패 평균자책점 2.70 탈삼진 76개 WHIP 0.93, 스넬은 후반기 12경기(68⅓이닝) 5승 평균자책점 1.45 탈삼진 103개 WHIP 0.85로 리그를 지배했다.
올겨울 메이저리그 FA 시장은 여러모로 보라스의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최대어’ 외야수 후안 소토(26)를 비롯해 사이영상 출신 투수 코빈 번스(30), 신인상 출신 1루수 피트 알론소(30), 올스타 2회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30), 그리고 골드글러버 유격수 김하성이 보라스의 고객으로 시장에 남아있다.
FA를 앞두고 보라스와 손을 잡은 김하성이 어떤 대우를 받을지 주목된다.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라 내년 시즌 개막부터 뛸 수 없지만 보라스는 지난달 단장 회의 때 “김하성이 광범위한 관심을 받고 있다. 모든 팀들이 그의 복귀 날짜에 대해 알고 있다. 개막전은 아니더라도 시즌 초반 이른 시점이 될 것으로 안다. 그들은 메디컬 리포트를 봤고, 김하성의 상태를 수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부상 리스크로 인해 김하성의 예상 FA 계약 규모는 크지 않다. MLBTR은 1년 1200만 달러, 뉴욕포스트는 1년 1000만 달러에 인센티브, 뉴욕포스트는 2년 2000만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1~2년 단기 계약에 연평균 1000만 달러 예상이 대부분이다. 1년 단기 계약으로 FA 재수를 택할 게 유력하지만 보라스라면 이보다 더 좋은 계약을 따낼 것이란 기대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