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가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34)를 외국인 선수 최고 대우로 붙잡았다.
KT는 3일 외야수 로하스와 총액 18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고 총액만 공개했다. 올해 총액 90만 달러 조건으로 KT에 돌아왔던 로하스는 몸값이 정확히 두 배 올랐다. 일본에서 실패했지만 한국에서 건재를 알리며 몸값을 크게 끌어올렸다.
내년 계약이 완료된 외국인 선수 중 SSG 외야수 기예르모 에레디아, KIA 투수 제임스 네일과 함께 로하스가 최고 몸값으로 대우를 받았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스위치히터 외야수 로하스는 2017년 6월 KT에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오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지만 젊은 나이에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했다. 장타력을 앞세워 KT와 3년 연속 재계약에 성공했다.
2019~2020년 2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특히 2020년에는 142경기 타율 3할4푼9리(550타수 192안타) 47홈런 135타점 116득점 출루율 .417 장타율 .680 OPS 1.097로 맹활약했다.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4관왕에 오르며 MVP를 거머쥐었다. KT 창단 첫 MVP였다.
이후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 스카우트됐다. 2년 계약을 했지만 기대 이하 성적으로 2년 내내 1~2군을 오르내렸다. 첫 해부터 코로나19 영향으로 외국인 입국 제한에 걸려 4월에야 합류했다. 적응 시간이 부족했던 탓인지 5월 1군 데뷔와 함께 21타석 연속 무안타로 리그 최악의 불명예 기록을 쓰며 부진을 거듭했다.
2년 차 시즌에도 반등하지 못한 로하스는 일본에서 철저하게 실패했고, 이후 멕시칸리그와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갔다. 지난해 12월 친정팀 KT와 90만 달러에 계약했고, 4년 만에 돌아온 KBO리그에서 건재를 알렸다.
올 시즌 144경기 모두 출장해 타율 3할2푼9리(572타수 188안타) 32홈런 112타점 108득점 88볼넷 115삼진 출루율 .421 장타율 .568 OP .989를 기록했다. 득점·볼넷·출루율 2위, 안타·OPS 4위, 타점 5위, 홈런·장타율 6위, 타율 7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 10월1일 수원에서 열린 SSG와의 5위 타이브레이커 게임에서 8회 김광현에게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을 폭발하며 KT의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시즌이 끝난 뒤 미국과 일본에서 로하스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지만 예상대로 KT에 남았다. 나도현 KT 단장은 “로하스는 지난 시즌 대부분의 타격 지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여전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실력과 인성을 두루 갖춘 검증된 선수로 내년 시즌에도 팀 타선을 이끌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KT는 2025시즌 외국인 선수 3명 구성을 끝마쳤다. 우완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와 총액 150만 달러에 재계약하며 2019년부터 7년째 동행을 이어갔다. 이어 키움의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된 13승 좌완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신규 외국인 상한액인 총액 100만 달러를 채워 영입하며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여기에 로하스까지 잔류시킨 KT는 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 구성을 이뤘다. 외국인 선수 3명에게만 총액 430만 달러를 투자했다. 현재까지 외국인 선수 3명 계약을 마친 5개 구단 중에서 총액이 가장 많다. SSG(에레디아 180만 달러, 드류 앤더슨 120만 달러, 미치 화이트 100만 달러), LG(오스틴 딘 180만 달러,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130만 달러, 요니 치리노스 100만 달러)가 나란히 총액 400만 달러로 뒤를 잇고 있다. 그 다음이 두산의 300만 달러(콜 어빈, 토마스 해치, 제이크 케이브 모두 100만 달러씩), 키움의 240만 달러(야시엘 푸이그 100만 달러, 케니 로젠버그 80만 달러, 루벤 카디네스 60만 달러)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