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공포의 계엄령’ 프로농구, 하마터면 리그 중단될 뻔?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4.12.04 16: 48

“저희도 계엄령 관련규정이 없어서 새벽에 숨죽이고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이 대한민국 프로스포츠에도 막대한 후폭풍을 남겼다. 윤 대통령은 3일 밤 10시 38분경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성명문에서 “저는 이 비상계엄을 통해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자유 대한민국을 재건하고 지켜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저는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고 있는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고 근거를 들었다.

비상계엄은 군사 전시나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해 사회 질서가 극도로 교란되어 행정 및 사법 기능의 수행이 곤란할 때 대통령이 선포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했던 지난 1979년 10월 26일이 마지막 비상계엄이었다. 이는 12.12 군사반란의 빌미가 됐다.
밤 11시경 계엄군이 투입돼 국회의원, 시민들, 취재진과 대치했다. 헬기를 타고 온 특전사 요원들은 국회에 투입돼 비상계엄을 저지하려는 국회의원들을 막으려 시도했다.
다행히 국회는 4일 새벽 2시 30분 본회의를 열어 윤 대통령의 기습 비상계엄에 대한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하면서 계엄령 선포는 무효가 됐다. 윤 대통령도 새벽 4시경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했다.
계엄령은 콘서트나 프로스포츠 등 많은 시민들이 몰리는 큰 행사에 당장 영향을 미쳤다. 계엄령 선포 후 많은 행사가 잇따라 취소됐다가 해제 후 다시 재게됐다. 4일 새벽에 티오프할 예정이었던 골프대회도 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사령부 포고령에 따르면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은 금지된다. 시민들이 정상적인 일상생활은 영위할 수 있다.
프로스포츠 관람은 정치적 성격이 없어 집회로 볼 수 없다. 하지만 계엄사령부의 해석에 따라 여러 사람이 몰리는 행사 자체를 열지 못할 가능성도 다분했다.
한창 리그를 진행 중인 프로스포츠 관계자들도 숨죽여 사태를 지켜봤다. 새벽에 상황이 종료되기까지 뜬 눈으로 지샌 사람들도 많았다.
프로농구 관계자는 “계엄령 관련규정이 없어서 새벽에 숨죽이고 TV를 보고 있었다. (계엄령이 지속됐다면) 문체부에서 관련 규정이 내려올 때까지 리그가 중단될 가능성도 있었다. 아무것도 알수가 없어 답답하고 초조했던 상황”이라 전했다.
당장 4일 오후 7시에 KBL 원주 DB 대 안양 정관장, WKBL BNK 대 우리은행의 경기가 있다. 수원 KT 대 히로시마 드래곤플라이즈의 동아시아슈퍼리그(EASL)도 수원에서 개최된다. 계엄령 해제로 모든 경기는 정상적으로 열린다.
EASL 관계자는 “일본 구단 관계자들이 밤에 미팅을 요청해서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당장 일본으로 돌아가야 할지, 귀국행 비행기가 정상적으로 뜨는지 등을 물으며 불안해했다. 다행히 새벽에 상황이 종료돼 경기는 정상적으로 열린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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