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이 마이크 대신 촛불을 들었다.
비상계엄 후폭풍과 탄핵 정국의 파장이 연예계에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스타들도 촛불을 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혼란한 현재 상황을 고려해 공연을 취소하고, 개인 채널을 통해서 직접 목소리를 내며 뜻을 전하고 있다. 일상을 공개하던 공간에서, 마이크 대신 촛불을 들고 불을 피우고 있는 스타들이다.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가수 지드래곤이 목소리를 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하상욱 작가가 4일 개인 채널에 게시한 “그냥 알아서 제발 꺼져라”라는 문장이 담긴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 비상계엄 사태를 비판한 하상욱 작가의 의견에 동의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센스 역시 44년 만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소신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5일 개인 SNS에 “나는 정치고 당이고 좌우고 하나도 모르는 멍청이인데, 갑자기 새벽에 계엄령을 내리고 국민한테 ‘처단’한다고 하는 사람이 우리나라 대통령 하면 안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계엄령 무효 안 되고 윤석열 맘대로 됐으면 우리 다 검열 당하고 처단 당했겠네. 자고 일어나고 어안이 벙벙하다”라고 글을 남겼다.
혼란한 시기인 만큼 마이크를 내려놓는 스타들도 있었다. 방송가는 지난 6일과 7일 주요 예능과 드라마 결방을 결정했고, 장범준은 다음 주 콘서트 취소를 알렸다. 장범준은 “공연이라는 게 정말 소중하고 즐거운 일이지만 여러 가지 이유가 생겨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될 때까지 잠시 공연을 멈추고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라고 알렸다.
현재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이슈까지 어지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스타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이 오늘(7일) 오후 진행됐으며,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대규모 집회가 개최된 상황.
가수 이승윤은 이날 자신의 SNS에 “진짜 더 말을 얹지 않으려고 했는데 당위와 맥락과 오판과 오만에 대한 진솔한 설명과 해명 없이 ‘아 다신 안 할게 심려 끼쳐 미안’으로 끝날 사안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그 책임을 반쪽에만 일임하겠다는 것이, 가만히 살다가 계엄을 때려 맞은 일개 시민 한 명으로서 듣기엔 거북하기 그지 않는 담화문이었다는 말 정도는 해도 되지 않나”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는 앞서 이날 오전 진행된 비상계엄 사태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2분짜리 대국민 담화를 본 심경이었다.
가수 박혜경 역시 강도 높은 비판을 하며 목소리를 냈다. 박혜경도 이날 개인 SNS에 “대한민국이 국힘당 것이란 말인가? 국민은 나라를 위해 우리를 대신해 잘 해달라고 뽑아준 것인데 왜 도대체 우리의 의견은 무시하고 듣지도 보지도 않고 알아서 국힘당이 대통령을 대신할 거란 말인가? 도대체 무엇을 할 거란 말인가? 눈물이 나고 마음이 아파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대한민국은 국민들이 빼앗겼을 때 되찾았고, 쳐들어 왔을 때 물리쳤고, 쓰러질 때마다 일으켜 세우고 독재를 민주화로 재건시키며 나라가 어려울 때 금을 내고 어려울 때 문화와 스포츠로 세계에 이름을 드높였다. 국힘당의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곧 국민이다”라고 강력하게 소신을 밝혔다.
가수들 뿐만 아니라 배우들 역시 촛불을 켰다. 배우 고민시와 고아성이 SNS에 촛불 이모지와 사진을 게재하며 집회를 언급했다. 고현정과 문성근 역시 시국선언 성명문에 동의하거나 직접 목소리를 내며 의견을 내고 있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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