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연→임영웅 "나대지마vs한국인 자격無"..★소신발언, 어쩌란 말이냐 [Oh!쎈 초점]
OSEN 유수연 기자
발행 2024.12.11 07: 10

소신발언을 해도, 안해도 문제다. 어지러운 시국 속 국민들의 각기 다른 분노가 연예계로 향하고 있다.
앞서 7일, 아이즈원 출신 가수 이채연은 팬 소통 플랫폼에서 팬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정치 얘기 할 위치 아니라고? 정치 할 얘기 할 수 있는 위치는 어떤 위치인데? 국민으로서 시민으로서 알아서 할게. 언급도 내가 알아서 할게. 연예인이니까 목소리 내는거지. 걱정은 정말 고마워. 우리 더 나은 세상에서 살자. 그런 세상에서 우리 맘껏 사랑하자"라고 글을 남겼다.
해당 글은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는 탄핵 소추안 표결이 이루어졌지만 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성립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많은 국민들이 국회로 나가 집회를 벌였고, 이채연 또한 자신의 팬들이 응원봉을 들고 집회에 참석 것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던 중 소신 발언을 남긴 것.

이에 '용감한 행보'라는 칭찬이 쏟아졌지만, 반작용도 있었다. 국정농단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징역 18년 형을 받고 수감 중인 인물인 최서원(최순실)의 딸 정유라는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갑작스레 이채연을 저격하며 "정치 얘기하는데 위치는 중요치 않고 필요 없는 게 맞거든? 근데 너처럼 여태까지 1도 관심 없다가 니 알량한 선민의식이랑 개념 남녀 타이틀이 나라 돌아가는 것보다 중요한 애인지 것도 아니면 정말 지능이 낮은 건지 모르겠는 나라가 썩어갈땐 무관심과 니 일로 바빠 방조 내지는 동조 하다가 갑자기 이때 나대면서 말을 얹는게 문제야"라고 비난했다.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에서 KBS 2TV ‘뮤직뱅크’ 리허설이 진행됐다.이날 뮤직뱅크에는 ALL(H)OURS(올아워즈), B.D.U, CRAXY(크랙시), ENHYPEN(엔하이픈), H1-KEY(하이키), KISS OF LIFE, NCT WISH, STAYC(스테이씨), TWS(투어스), VVUP, Weeekly(위클리), (여자)아이들, 뉴진스(NewJeans), 드림캐쳐, 블리처스(BLITZERS), 영재 (YOUNGJAE),이채연 등이 출연한다.이채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7.12 / jpnews@osen.co.kr
이어 "너만 국민이야? 너만 시민이야? 다른쪽 절반도 시민과 국민이야. 권리는 너네한테만 있어? 너네는 남의 발언을 제한 하고 억제 하면서 너네가 민주주의 같아? 너네는 너네도 모르는 사이에 공산화됐고 공산화 된것 조차 모르는 정도 급의 개돼지란다. 서로 사랑하자 이XX 하고있네 진짜"라며 분노를 쏟아냈다. 게다가 일부 누리꾼 역시 그의 SNS를 향해 "연예인이 왜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냐"라는 악플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
그렇다면 소신 앞에 입을 닫은 연예인은 비난을 피할 수 있었을까. 반대 사례를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대표적으로 임영웅은 혼란스러운 시국 속 반려견 생일파티 게시글을 올렸다가 역풍을 맞았다. 이를 본 한 누리꾼이 "이 시국에 뭐하냐"는 지적 메시지를 보내자 "뭐요"라는 날선 답변을 보내 보는 이들을 당황케 한 것. 누리꾼은 "위헌으로 계엄령 내린 대통령 탄핵안을 두고 온 국민이 모여있는데 목소리 내주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 무신경 하네요. 앞서 계엄령 겪은 나잇대 분들이 당신 주 소비층 아닌가요?"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럼에도 임영웅은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냉담한 모습을 보였다. 해당 캡처 이미지가 확산됐을 당시 합성 의혹을 사기도 했지만, 메시지를 보냈던 누리꾼이 동영상으로 인증까지 한 데 이어 소속사 측이 연락을 차단한 채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음에 따라 사실상 이같은 메시지를 보낸 것을 인정한 셈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3일 오후(현지시간) 일본 나고야시 종합체육관에서 '2022 Asia Artist Awards IN JAPAN’ 레드카펫 행사가 진행됐다.가수 임영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2.13 /ksl0919@osen.co.kr
그의 침묵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후폭풍은 계속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포천시 임영웅을 홍보대사에서 해촉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하는가 하면, 푸드 칼럼니스트 황교익과 시인겸 문화평론가로 알려진 김갑수가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황교익은 8일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정치인만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 추운 날에 광장에 나와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시민들에게 "당신들은 정치인도 아니잖아요" 하고 모욕하는 말로 들릴 수 있다"라며 "민주공화국에서는 모든 시민이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시민이 정치적 발언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부담스러우면 그와 관련해서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김갑수는 '매불쇼'를 통해 "윤석열 체제가 괜찮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을 수 있으나 계엄령 발동에 대해 태도를 유보한다는 건, 마치 어디서 집단 학살이 벌어졌는데 '그럴 수도 있지 않나요?'라고 한 것 같은 것”이라며 "제가 정치인인가요?' '왜 거기 관심을 가져야 해요' 이런 태도는 시민 기초 소양이 부족한 모습, 이런 걸 드러내서 문제 삼을 수도 있고 비판할 수 있다. 방관적인 태도라 “어렵게 현재까지 (민주주의) 역사를 만들어 온 한국인 자격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강하게 일침을 가했다. 
사회적 이슈 앞에서 침묵하는 스타에 실망할 수도 있으며, 나와 맞지 않는 정치적 신념을 가진 스타에 불쾌함을 느낄 수도 있다. 다만, 일부 연예인의 정치적 신념과 소신을 비난하는 것이 혼란스러운 시국을 개선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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