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최대어’ 강타자 후안 소토(26)를 뉴욕 메츠에 빼앗긴 뉴욕 양키스가 특급 선발투수 맥스 프리드(30)를 영입하며 빠르게 플랜B를 가동했다. 소토를 놓친 충격을 이틀 만에 극복했고, 오히려 우승 확률이 더 높아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을 비롯해 미국 현지 언론에선 11일(이하 한국시간) 양키스가 FA 좌완 선발 프리드와 8년 2억18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우리 돈으로 약 3127억원에 달하는 거액으로 전 구단 상대 트레이드 거부권이 포함됐다. 계약금과 디퍼는 없는 조건으로 신체 검사가 완료되면 정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프리드는 2015년 12월 보스턴 레드삭스와 7년 2억1700만 달러에 FA 계약한 데이비드 프라이스를 넘어 왼손 투수 역대 최고액 계약 기록도 썼다. 투수 전체로는 역대 4번째 큰 규모의 계약이기도 하다.
초대형 계약이지만 상대적으로 싸게 보이는 이유는 소토 때문이다. 양키스는 올 한 해 함께한 소토를 잡기 위해 16년 7억6000만 달러까지 제시하며 잔류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15년 7억6500만 달러로 조건을 더 높인 메츠를 넘지 못했다. 전 세계 프로 스포츠 역사상 최고액 계약. 그로부터 이틀 만에 양키스는 프리드를 잡으며 소토를 놓친 충격을 빠르게 극복했다.
타선에 큰 공백이 생겼지만 양키스는 시선을 돌려 프리드를 영입했다. 소토 영입전을 펼치는 중에도 프리드와 화상 통화를 하며 관심을 기울였고, 소토에게 쓸 돈을 프리드에게 쏟았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리스크가 큰 소토보다 프리드를 데려오며 투수력을 극대화한 것이 효율성 면에서 나을 수도 있다.
프리드는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의 좌완 선발이다. 2017년 데뷔한 뒤 올해까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만 8시즌을 보내며 통산 168경기(151선발·884⅓이닝) 73승36패1홀드 평균자책점 3.07 탈삼진 863개 WHIP 1.16을 기록했다. 올스타에 두 번(2022·2024년) 선정됐고, 2022년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2위까지 올랐다.
올해도 29경기(174⅓이닝) 11승10패 평균자책점 3.25 탈삼진 166개 WHIP 1.16로 안정감을 보였다. 평균 시속 93.9마일(151.1km) 포심 패스트볼로 불같이 빠른 공을 던지는 것은 아니지만 주무기 커브를 비롯해서 싱커, 체인지업, 스위퍼, 슬라이더, 커터 등 7가지 구종을 고르게 던지며 안정된 제구력을 자랑한다.
프리드를 데려오면서 양키스는 리그 최고의 선발진을 구축했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을 받은 게릿 콜, 올해 신인상 수상자 루이스 힐을 비롯해 카를로스 로돈, 클라크 슈미트, 마커스 스트로먼, 네스터 코르테스 등 검증된 선발 자원만 6명이나 있는 팀이었다. 여기에 프리드까지 들어오며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을 선발진을 구축했다.
특히 콜-프리드 원투펀치는 단기전에 더욱 위력을 발휘할 만하다. 뉴욕 매체 ‘SNY’는 ‘소토의 이탈로 인한 공격력 약화를 프리드가 메울 순 없지만 10월 가을야구에선 비슷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양키스는 공격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우승할 수 있는 선발진을 갖췄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불펜이 중요해진 시대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10월 가을야구를 깊숙하게 끌고 갈 수 있는 선발이 있다면 포스트시즌에서 승리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보면 정규시즌 최고의 불펜도 계속된 사용으로 포스트시즌에선 지친다”며 양키스의 강력한 선발진이 우승 도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봤다.
이어 그는 “프리드는 양키스타디움에서도 잘 통할 것이다. 그는 필요할 때 땅볼로 더블 플레이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재주가 있다. 앤디 페티트가 연상된다”며 성공을 낙관했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양키스타디움이지만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난 프리드가 팀에 잘 어울리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소토의 활약 속에 올해 15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양키스는 LA 다저스에 1승4패로 무릎 꿇었다. 2009년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 선발진으로 내년에 정상 재도전을 한다. 프리드를 FA 영입한 가운데 트레이드 시장에서 ‘거포’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를 노리는 등 타선 강화를 위한 움직임도 물밑에서 바쁘게 이뤄지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