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선수로서 커리어가 22살로 끝날 위기다. 탬파베이 레이스가 첫 시즌 끝나자마자 11년 장기 계약을 안겨준 ‘천재 유격수’ 완더 프랑코(23)의 복귀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미국 ‘ESPN’은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미성년자 성적 학대 및 착취, 인신매매 혐의로 기소된 프랑코에 대한 공판이 연기됐다고 전했다. 도미니카공화국 푸에르토플라타 지방법원에 출석할 예정이었던 주요 증인 36명 중 3명만 나왔고, 검찰의 요청에 의해 공판이 내년 6월3일로 미뤄졌다.
프랑코 변호인은 내년 2월 중순에 열리는 메이저리그 스프링 트레이닝에 참가해야 한다는 이유로 연기 결정을 재고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프랑코가 재판 일정을 계속 진행할 의무가 있으며 조건부 석방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했다.
공판을 위해 나온 법원에서 현지 기자들을 만난 프랑코는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끝났나?”라는 질문에 다소 당황한 반응을 보였다고. 그는 “난 커리어라고 할 만한 게 없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정의가 실현되길 바라며 모든 것은 신의 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프랑코의 야구 커리어는 지난해 8월13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을 끝으로 1년 넘게 멈춰 있다. 도미니카공화국 검찰이 14세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프랑코를 기소하면서 커리어가 완전히 꼬였다. SNS를 통해 이같은 의혹이 제기됐고,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무기한 행정 휴직 처분을 내렸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프랑코는 지난해 1월6일 21살의 나이로 14살 미성년자와 성관계한 뒤 그 대가로 미성년자의 어머니에게 매달 10만 도미니카 페소(약 1700달러)를 지불하고, 새 차를 주며 입막음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성년자의 어머니도 돈 세탁 혐의로 기소되면서 가택 연금 조치를 받았다.
검찰은 6개월 수사 끝에 지난 7월10일 프랑코를 미성년자 성적 학대 및 착취, 인신매매 혐의로 기소했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20년 징역형에 처해진다. 그러자 탬파베이도 바로 다음날 프랑코를 제한선수명단으로 옮겼다. 제한선수명단에 오르면 연봉 지급이 되지 않고, 서비스 타임도 인정받지 못한다.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며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는 프랑코이지만 재판 일정이 연기됨에 따라 내년에도 도미니카공화국에 발이 묶이게 됐다. 무죄 판결을 받더라도 일련의 사건들로 비자 발급이 안 돼 미국에 들어오지 못할 수 있다. 지난달 12일에도 프랑코는 시비가 붙어 총기를 꺼냈다 경찰에 긴급 체포되는 사고를 쳤다. 아직 자신의 야구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는 프랑코이지만 사실상 영구 퇴출 직전 상태로 22살 어린 나이에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종 치게 생겼다.
스위치히터 유격수 프랑코는 16살이던 지난 2017년 7월 탬파베이와 382만5000달러에 계약하며 미국에 왔다. 2020~2021년 2년 연속 주요 유망주 랭킹 전체 1위를 휩쓸며 공수주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인정받았다. 2021년 6월 메이저리그 데뷔 후 70경기 타율 2할8푼8리(281타수 81안타) 7홈런 39타점 OPS .810으로 빠르게 적응하며 아메리칸리그(AL) 신인상 3위에 올랐다.
첫 시즌이 끝난 뒤 탬파베이는 프랑코에게 11년 1억8200만 달러 대형 연장 계약을 안겼다. 구단 역사상 최고액 계약을 반 시즌만 뛴 신인에게 준 것이다. 리그 전체로 봐도 서비스 타임 1년 미만 선수로는 역대 최고액 계약. 다른 팀도 아니고 스몰마켓 탬파베이라서 더 놀라운 계약이었다.
2022년에는 오른쪽 손목 부상 속에 83경기 타율 2할7푼7리(314타수 87안타) 6홈런 33타점 OPS .746으로 주춤했지만 지난해 112경기 타율 2할8푼1리(442타수 124안타) 17홈런 58타점 30도루 OPS .819로 올스타에 선정되며 잠재력을 폭발했다. 천재 유격수의 시대가 열리는가 싶었지만 불안불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