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중국 축구를 둘러싼 부정 부패 척결의 바람이 매섭다. 이에 연루됐던 전 국가 대표팀 선수 손준호의 거취는 아직 불투명하다.
중국 '즈보 닷컴'은 13일(한국시간) "전 중국 남자 축구 대표팀의 리 티에 감독은 반부패 혐의로 20년 형이 선고됐다"라고 보도했다.
이날 중국 후베이성 셴닝시 중급인민법원은 리 티에 전 중국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에게 뇌물수수 등 혐의에 대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리 티에는 중국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였다. 현역시절 A매치 100경기 가까이 소화했다. 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중국대표로 뛰었고 2002년부터 2006년까지 프리미어리그 에버턴에서 뛰면서 중국 축구의 영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2년 지도자로 변신한 리 티에는 클럽 감독을 걸쳐 2020년 중국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앞서 리 티에 전 중국대표팀 감독은 대표팀과 슈퍼리그 감독으로 활동하는 동안 뇌물 7764만 위안(약 153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체포됐다.
또한 리 티에 감독은 당시 프로 사령탑으로 승부 조작에도 가담하는 등 수많은 불법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체포 당시 중국 검찰은 뇌물 수수, 공여, 단위별 뇌물 제공, 비국가 직원 뇌물 수수, 비국가 직원 뇌물 제공 등 5가지 혐의로 기소했다.
체포 당시에도 큰 충격이었던 리 티에 감독은 법원에서도 예상 외의 중형을 받게 됐다. 이날 셴닝시 중급인민법원은 리 티에 감독에게 무려 20년 형을 선고했다. 이는 중국의 승부 조작 관련 범죄자 등 최고형으로 알려진 상태다.
즈보 닷컴은 "리 티에는 중국 축구 역사상 최다액, 최다 범죄에 연루됐다.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결과다. 심지어 중국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비리에 연루됐다"라면서 "이미 증거가 다 확보된 상황이기에 20년형도 어떻게 보면 간신히 얻은 결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리 티에 감독의 처벌은 중국 축구계 부정 부패 척결의 일환이다. 앞서 중국축구협회의 전임 고위 관리들이 법원의 중형을 받으면서 엄정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에 CFA의 여러 관계자들이 대거 쳐벌받고 있다.
2022년 축구계 상대 반부패 조사로 인해서 천쉬위안 전 CFA 회장은 지난 3월 1천만 달러(약 134억원) 이상의 뇌물 수수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았다. 여기에 그의 오른팔 리우이 전 중국축구협회(CFA) 사무총장 역시 뇌물 수수 혐의로 징역 11년과 벌금 360만 위안(약 7억1천만원)을 선고받았다.
단순한 CFA 관계자 뿐만 아니라 선수들에 대한 징계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 대표팀 출신의 선수들과 외인들에게도 징계가 이어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한국 선수 중에서도 중국 축구의 부패 척결에 연결된 손준호의 이름 역시 떠올랐다.
손준호는 중국에서의 부패 혐의로 형사 구류되었으나, 올해 3월 풀려났다. 당시 당시 절친했던 진징다오(김경도)가 승부조작과 불법 베팅 혐의 등으로 공안에 붙잡힌 것이 문제였다. 중국 공안은 2022년 1월 상하이 하이강과 경기에서 손준호가 승부조작에 가담한 뒤 진징다오로부터 20만 위안(약 3700만 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물었다.
국내에서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최근까지 뛰어온 손준호는 지난 9월 10일 중국축구협회의 영구 제명 징계가 내려진 뒤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돈을 받았지만 승부조작 등 불법적인 거래를 한 건 아니며 중국 공안의 협박으로 허위 자백을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손준호는 "중국 공안의 조사는 강압적이었다. 아내와 아이들 등 가족을 들먹인 협박에 거짓 진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승부조작 가담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조사 과정에서 나온 음성 파일을 중국 공안에 요구했다"고 입장을 보이며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중국축구협회는 손준호에 대한 영구 제명 징계 내용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통지한 상황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2일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온 공문을 확인했다"며 "손준호에 영구 제명 징계를 내리고 이 사실을 FIFA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통지했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해당 내용은 FIFA와 AFC에도 통지됐으며 향후 FIFA가 징계위원회를 통해 중국축구협회의 징계 내용을 검토한 뒤 각 회원국에 손준호의 징계 내용을 공유하면 손준호는 어느 국가에서도 축구 선수로 뛸 수 없게 된다.만약 FIFA가 중국축구협회의 징계를 받아들인다면 손준호의 선수 생활은 사실상 끝이다.
당시 손준호 측 대리인은 FIFA가 중국축구협회의 징계를 받아들인다면 스포츠중재재판소(CAS)를 통해 항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손준호는 수원 FC에서 계약 해지를 당해 팀을 떠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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