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지난 13일 외국인 선수 구성을 모두 완성했다. 이미 202안타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작성한 빅터 레이예스와 재계약을 맺었다. 이날 새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를 영입하면서 찰리 반즈와 4년 째 동행을 확정지었다.
2022년부터 롯데 유니폼을 입은 반즈는 올해까지 3시즌을 뛰면서 86경기 507⅓이닝 38승28패 평균자책점 3.42, 478탈삼진, WHIP 1.25의 성적을 남겼다.
일단 외국인 선수가 3년 간 큰 부상과 부진 없이 활약을 이어가며 재계약을 했다는 것 자체가 검증된 선수라고 해석할 수 있다. 검증됐다는 것을 넘어서 3시즌 기준 리그 최정상급 외국인 선수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기간 최다 이닝이자 최다 퀄리티스타트(53회)를 기록했다.
‘스탯티즈’ 기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을 보면 반즈는 3시즌 누적 17.03으로 키움 안우진(15.26), SSG 김광현(15.00), KT 고영표(14.76) 등을 앞선다.
올해 25경기 선발 등판해 150⅔이닝 9승6패 평균자책점 3.35, 171탈삼진, WHIP 1.23, 퀄리티스타트 17회의 기록을 남겼다. 특히 올해 탈삼진 능력이 일취월장했다. 2022년 7.73개, 2023년 7.77개였던 9이닝 당 탈삼진 숫자는 올해 10.22개로 껑충 뛰었다. 선발 투수로 이닝 당 1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기록이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9이닝 당 10.22개의 탈삼진은 KBO리그 역대 11위에 해당한다. 좌완 투수만 한정할 경우 5번째. 1996년 구대성(11.85개), 2021년 아리엘 미란다(11.66개), 2024년 카일 하트(10.43개), 2012년 류현진(10.35개), 그 다음이 반즈다.
4년째 동행을 확정지은 타당한 근거들이다. 그런데 이런 반즈의 올해 계약 총액을 높다고 볼 수 없다. 반즈는 올해 보장액 135만 달러, 인센티브 15만 달러, 총액 150만 달러에 재계약 했다. 한화로 21억원. 지난 3년 간 ‘톱3’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선수의 계약 치고는 ‘염가’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재계약을 맺은 타 구단 외국인 투수들과 비교해봐도 반즈에게 투자한 금액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7년째 KT 위즈와 동행을 확정한 윌리엄 쿠에바스가 반즈와 같은 150만 달러를 받는다.
그 외에는 모두 2년차 시즌을 맞이하는 투수들. 올해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획득하고 KIA의 통합우승을 이끈 제임스 네일이 180만 달러(계약금 40만 달러, 연봉 12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를 받았다. 삼성 데니 레에스도 12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70만 달러, 인센티브 30만 달러)에 사인했다.
시즌 중 대체 선수로 합류해 재계약에 성공한 LG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한화 라이언 와이스, SSG 드류 앤더슨의 금액도 엇비슷하다. 에르난데스가 13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 앤더슨이 120만 달러(연봉 115만 달러, 인센티브 5만 달러), 와이스가 95만 달러(계약금 15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