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자들’ 류현진이 수많은 구단 중 LA 다저스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15일 방송된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이하 ‘강연자들’)에서는 12년 만에 한화이글스로 복귀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출연해 자신의 야구 인생과 육아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류현진은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된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류현진은 지난 2012년 LA다저스와 6년간 390억 원을 받는 조건의 입단 계약을 체결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바. 오은영은 “구단이 많은데, LA다저스 선택한 이유가 뭐냐”라고 물었다.
류현진은 “포스팅 시스템(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이적료 최고액을 제시한 구단이 독점 협상권을 얻어 30일 동안 협상을 진행하는 시스템)으로 진행됐는데 그때 당시에 LA다저스가 가장 높은 금액 (약 2,600만 달러) 제시해서 선택했다”라면서도 "협상 과정이 수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30일 안에 사인을 해야 한다. 1초라도 넘기면 안 되는데”라며 마지막 3분까지 협상을 마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류현진이 마지막까지 지키려 했던 계약 조건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이었던 것.
류현진은 “구단 측은 커쇼 등 대단한 선수들도 처음엔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포함됐으니 줄 수 없다면서 대신 다른 걸 다 들어준다고 하더라. 제가 다른 건 없어도 되니까 마이너 거부권만 만들어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3분 남기고 계약이 체결됐다”라고 설명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고집한 이유에 대해 “포스팅 시스템으로 진출하는 첫 번째 한국 선수였다. 당연히 실력이야 자신 있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에서도 선수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싶었다. 또 이런 선례가 있어야 나중에 한국에서 도전하게 되는 선수들이 이렇게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불필요한 조건들은 다 뺐다”라고 밝혔다.
그러자 오은영은 “그때의 기쁨을 점수로 해본다면?”이라고 물었고, 류현진은 “그때 정말 100점이었다. 제가 꿈꿔왔고 꼭 도전해 보고 싶었던 곳을 마침내 갈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아내에게 결혼 승낙 받았을 때는 몇 점”이라는 기습 질문에 “그때는 200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메이저리그에서 꽃길만 걸을 줄 알았던 류현진은 위기가 찾아왔다. 2015년 왼쪽 어깨 관절 와순 수술을 받게 되면서 시즌 아웃이 된 것. 당시 투수에게 사망선고나 다름 없던 수술로 복귀한 선수 확률도 7%밖에 되지 않는다고.
여론 역시 류현진이 복귀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떠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여론을 뒤집었다. 긴 재활 훈련을 버텨낸 끝에 7%의 확률을 뚫고 640일 만에 복귀에 성공, 코리안 몬스터의 부활을 알렸다. 하지만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애리조나전에서 투구하는 도중 사타구니 염좌로 다시 한번 시즌 아웃이 됐기 때문. 류현진은 “그때는 이제는 정말 끝인가 생각도 들고, 여기서 내가 또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라며 은퇴까지 고민했었다고 밝혔다.
몸과 마음이 지쳤던 시기, 2018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이 시작됐고 류현진은 아내와 함께 집에서 TV를 보던 중 추선수 선수가 올스타전에 뽑힌 걸 보고 다시금 생각을 바꿨다고 전했다. 아내 배지현 역시 “다시 할 수 있다. 왜 약해빠진 소리 하냐. 무조건 할 수 있는 사람이 왜 그런 생각하냐”라고 격려해줬다며 류현진은 아내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류현진은 아내 배지현과의 러브스토리를 공개했다. 두 사람은 한국과 미국 장거리 연애 끝에 2018년에 결혼에 골인했다고. 오은영은 “두 분 어떻게 만났냐”라고 물었고, 류현진은 “정민철 선배님이 아내랑 방송을 같이 했었다. 그때 제가 선배님에게 소개시켜달라고 했었다. 첫눈에 반한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2년 정도 연애했다는 두 사람. 오은영은 “결혼을 결심한 이유가 있나”라고 물었고, 류현진은 “그냥 딱 보자마자 ‘이 여자구나’ 했다”라고 답했다. 스튜디오에 함께 자리한 배지현은 “어머 왜 저래”라며 부끄러워했고, 류현진은 “지금도 그렇지만 너무 밝다. 성실하고. 첫번째는 너무 예쁘고 그게 다했다. 행복하다”라고 전해 팬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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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