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선택은 적중할까?
KIA 타이거즈가 메이저리그 88홈런을 터트린 패트리 위즈덤(33)과 계약 소식이 알려졌다. 메디컬 체크 과정이 남아있어 공식발표는 늦어지고 있지만 입단은 확정적이다. 의미있는 ML 실적을 갖춘 거포의 영입이라 기대감이 남다르다. 과감하게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재계약을 포기한 선택이 적중할 것인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스코라테스는 꾸준한 활약을 했다. 3년 통산 타율 3할2리 487안타 63홈런 270타점 266득점 40도루를 기록했다. 올해는 140경기 타율 3할1푼 171안타 26홈런 97타점 92득점 13도루 장타율 .516의 우등성적을 냈다. 연평균 21홈런과 90타점을 올렸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3할에 홈런과 5타점을 올리며 우승을 이끌었다.
그럼에도 KIA가 소크라테스를 포기한 이유는 장타력이다. 연평균 21 홈런을 때렸고 통산 장타율은 4할9푼1리이다. 30홈런 타자가 필요했다. 확실한 장타력을 갖춘 외인타자가 포진한다면 38홈런의 김도영, 22홈런 최형우와 21홈런 나성범까지 중심타선의 파괴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또 한 번의 역대급 타선을 가동할 수 있게 된다.
동시에 타선의 노쇠화와 부상에 대비하는 측면도 있다. 올해 리그 최강의 타선을 앞세워 우승했지만 주전들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4번타자 최형우는 41살이 된다. 나성범은 2년 연속 부상으로 풀타임에 실패했고 한국시리즈 MVP 김선빈과 함께 36살이 된다. 외인의 화끈한 장타력으로 타선의 힘을 보완할 필요성이 생겼다.
자연스럽게 포지션 정리도 된다. 위즈덤의 주포지션은 3루수이다. 1루와 외야수도 가능하다. 3루수는 김도영이 버티고 있어 1루수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루수로 변신한 이우성이 소크라테스 대신 외야수로 복귀하는 수순을 밟는다. 나성범, 최원준, 이우성이 외야주전으로 나서고 이창진, 김호령, 박정우 등이 백업맨이 된다.
KIA는 위즈덤이 메이저리그에서 88홈런을 터트린 실적에 주목하며 30홈런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삼진율은 36.6%에 이른다. 세 타석당 삼진을 당해 '모 아니면 도' 식의 타격이었다. 다만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아닌 KBO리그 투수들과 상대하면 삼진 수치는 낮아지는 대신 장타 수치는 상승할 수 있다.
비교 대상 선수가 NC 맷 데이비슨이다. 메이저리그 6시즌 타율 2할2푼 54홈런 장타율 4할3푼, 출루율 2할9푼, OPS .719를 기록했다. 삼진율은 34.3%이다. 데이비슨은 NC에 입단해 131경기 타율 3할6리(504타수 154안타) 46홈런 119타점 39볼넷 142삼진 출루율 .370 장타율 .633 OPS 1.003의 압도적 성적을 거두었다. KBO리그 삼진율은 25%으로 줄었다.
당연히 위즈덤도 KBO리그에서는 데이비슨과 비슷한 성적을 올릴 것이라는 기대를 낳는다. 트레이드 루머스는 "데이비슨이 올해 46홈런으로 홈런왕이 됐는데 메이저리그 시절 위즈덤과 비슷한 파워, 높은 삼진율을 보였다. 위즈덤은 지난해 KBO 최고 장타율을 기록했던 KIA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데이비슨은 작년 히로시마 도요카프에서 뛰면서 일본야구를 경험했다는 점이 위즈덤과는 다르다. 일본투수들 특유의 정교한 제구와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 유인구에 적응기를 거친 것이다. 한국투수들이 일본투수들에 비해 볼의 무브먼트, 제구와 변화구 구사능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에서 데이비슨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위즈덤에 대한 기대감은 남다르다. 30홈런을 넘여 타이거즈 역대 최다홈런까지 거론되고 있다. 역대 최다 홈런의 주인공은 1999년 40개를 터트린 트레이시 샌더스이다. 김도영과 더불어 코너 내야수로 장타력을 보여준다면 리그 최강의 타선을 유지하고 그만큼 정상수성 가능성도 높아진다. 과연 ML 88홈런 타자가 우승청부사 노릇을 할 것인지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