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는 미정, 공항에 와서야 토트넘 입단이 실감 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 합류하는 양민혁(18)이 16일 오전 영국 런던으로 출국했다. 그는 "손흥민 선수가 워낙 잘하는 선수이기에 함께 뛰면서 배우고 싶다"라면서 "아직은 어려워서 '선수'라고 부르는데 얼른 친해져서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양민혁은 2024년 K리그 최고의 '뉴페이스'다. 그는 지난해 12월 29일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에 합류했고,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양민혁은 지금도 강릉제일고를 다니고 있는 고3 신분이지만, K리그1을 제대로 휩쓸었다. 만화 같은 스토리다. 양민혁은 지난해 12월 29일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에 합류했다.
제주와 개막전부터 출전한 양민혁은 구단 역대 최연소 출장 기록(만 17세 10개월 15일)을 세웠다. 데뷔 35초 만에 도움을 작성하기도 했다. 2라운드 광주전에선 직접 득점포를 가동하며 구단 역대 최연소 득점, K리그1 역대 최연소 득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그의 데뷔 시즌 성적은 무려 38경기 12골 6도움.
지난 7월 토트넘 홋스퍼 이적이 확정된 양민혁은 고별전에서까지 득점포를 가동하며 아름다운 작별을 알렸다. 그 덕분에 강원도 1-0 승리를 거머쥐며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인 K리그1 준우승을 일궈냈다. 자연스럽게 2024년 K리그1 영플레이어와 베스트11을 수상했다.
양민혁은 10대 선수 최초로 MVP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울산), 안데르손(수원FC)과 경합을 벌인다. K리그를 말 그대로 정복한 양민혁은 이제 빠르게 해외 진출을 앞두고 있가. 그는 다음달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토트넘에 정식 합류한다.
히샤를리송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토트넘이 조기 합류를 요청했다. 양민혁이 직접 포항과 최종전을 마친 뒤 "(토트넘 합류를 위해) 12월 16일에 출국한다"라며 "토트넘에서 조기 합류를 요청했다. 나도 휴식을 취하고 운동을 겸하면서 빨리 합류해 적응하는데 포커스를 두고 있다"라고 직접 밝혔다.
영국 '스탠다드'에 따르면 양민혁은 미리 토트넘으로 날아가 적응 시간을 갖고, 내년 1월 1일부터 공식 스쿼드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토트넘은 그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면서 천천히 지켜보겠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곧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게 되는 양민혁. 영국 현지에서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브 미 스포츠'는 "토트넘의 18살 스타 양민혁은 특별하다"라며 "양민혁은 손흥민과 비교되기도 했다. 토트넘 스카우트는 그의 플레이를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불과 한 시즌만에 고교생에서 토트넘서 대선배 손흥민의 후계자 자리까지 올라서게 된 것이다.
시즌 종료 이후 짧은 휴식을 즐기고 합류에 나선 양민혁은 구단의 요청대로 빠르게 팀 합류를 위해 나서게 됐다. 그는 "이제 진짜 토트넘 가는 것이 실감이 난다. 설레면서 기대도 된다"라면서 "잠을 못 자서 토트넘 경기를 보고 왔다. 손흥민 선수가 워낙 잘하는 선수이기에 멋지시다라고 생각하면서 봤다"고 미소를 보였다.
양민혁은 "손흥민 선수하고 대표팀에 만난 이후로 따로 이야기를 주고 받은 적은 없다. 함께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는 마음이다. 나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경기를 뛸 것 같다"라면서 "개인적으로 얼른 합류해서 토트넘서 제 기량을 보여주고 같이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다른 형들이나 친구들은 가서 K리그에서 한 것 처럼만 하면 될 것 같다고 격려하더라. 그리고 감독님과 코치 분들 다 연락을 했다. 가서도 다치지 말고 그대로 보여주고 오라고 말씀하셨다"라면서 "이제 토트넘서 뛰기 위헤 멘탈 마인드 컨트롤에 집중했고 피지컬적인 부분과 웨이트 부분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한 시즌을 소화하고 바로 토트넘에 합류허게 된 양민혁은 "중간 합류다 보니 부상을 막기 위해 훈련을 하고 운동을 했다. 지금 내 몸 상태는 80~90%는 된다"라면서 "영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 아직 쉽지는 않지만 가서 쓰다 보면 반드시 늘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양민혁은 "영어는 영국 가서도 계속 공부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계속 과외할 생각도 있다. 런던에 도착하면 바로 토트넘 구단에 들어가서 저녁 식사에 합류할 계획이다"라면서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내가 더 날렵하다고 생각한다. 가서 바로 훈련 합류하는 것이 아니라 비자나 여러 가지 이슈를 정리해야 된다"고 밝혔다.
이날 양민혁을 마중하기 위해 수십여명의 팬과 취재진이 나왔다. 양민혁은 "이른 아침부터 응원하기 위해 와주셔서 감사하다. 배웅해 주시러 오신 팬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K리그에서도 내가 잘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팬 분들 덕분이다"라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양민혁의 등번호는 미정. 그는 "강원에서 47번을 달았는데 토트넘서는 이미 달고 있는 선수(마이키 무어)가 있기에 달지 못할 것 같다. 가서 고민해야 한다"라면서 "아직 손흥민 선수라고 하기엔 어렵다. 그래도 친해진 다음에는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