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원태의 FA 보상 선수로 LG 트윈스의 새 식구가 된 좌완 최채흥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FA 보상 선수로 지명되고 나니) 조금 놀랐다. 내년에 정말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니까 새 팀에서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상원고와 한양대를 졸업한 뒤 2018년 삼성의 1차 지명을 받은 최채흥은 1군 통산 117경기에 등판해 27승 29패 5홀드 평균자책점 4.59를 거뒀다. 2020년 11승 6패 평균자책점 3.58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했다.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은 “채흥이 형은 제게 좋은 자극제였다. 2020년 당시 채흥이 형이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고 제가 형을 따라잡으려고 더 열심히 했다. 그래서 성장할 수 있었다. LG에서도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태인뿐만 아니라 삼성 선수들은 정들었던 동료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이에 최채흥은 “계속 뛰었던 팀을 떠나니까 다들 아쉬워하고 저 또한 기분이 좀 묘했다”고 했다.
삼성 팬들 사이에서도 출중한 미모로 잘 알려진 여동생은 최채흥의 LG 이적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그는 “별말 없었다. 어머니와 동생 모두 무덤덤한 편이다. 서울 집값이 너무 비싼 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LG에는 홍창기, 박해민, 장현식, 문성주 등 평소 친분이 두터운 선수들이 많아 적응하는데 별 어려움을 없을 듯. 최채흥은 “아는 사람들이 많으니 잘 적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삼성 선수들을 동료가 아닌 적으로 만나게 된 최채흥. 삼성 타자 가운데 구자욱과 김지찬을 상대하기 까다로운 대상으로 꼽았다. “(구)자욱이 형은 좀 힘들 거 같다. 좌타자지만 좌투수에게 강하다. (김)지찬이도 누상에 나가면 까다로울 것”이라고 했다.
대신 LG 야수들의 든든한 화력 지원과 탄탄한 수비 도움을 기대했다. “그동안 정말 상대하기 어려웠다. 쉬어가는 타순이 없었다. 수비도 워낙 좋은 팀 아닌가. 아주 든든하다. 저만 잘하면 될 것 같다”는 게 최채흥의 말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선발과 중간 모두 활용 가능한 전천후 카드 최채흥의 가세를 반겼다. 최채흥 또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말보다 행동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인 최채흥은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5kg 정도 감량했다. 그는 “근육량은 유지하고 체지방을 줄여 몸 상태는 좋다. 시즌 후 저 자신과 타협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내년에는 무조건 빛을 낸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었는데 (LG 이적이) 제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가서 빛낼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또 “어떠한 역할이든 잘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는 게 최우선이다. 보직에 상관없이 가장 좋은 몸 상태를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 정도로 준비하면 무조건 잘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 만큼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를 두고 안 좋게 이야기하시는 분도 많고 좋게 말씀하시는 분도 많고 아쉬워 하는 분도 많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없겠지만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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