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통산 도움 1위가 된 손흥민, 그럼에도 보이는 것은 오직 '트로피'..."우승 할 수 있으면 다 바꾸겠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4.12.17 00: 30

대기록을 세운 날도 손흥민(33, 토트넘)은 팬을 위해 우승 트로피를 따내고자는 생각만이 있었다.
토트넘은 16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6라운드에서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손흥민의 선발 45분만에 1골 2도움 맹활약을 앞세워서 5-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의 주인공은 손흥민. 그는 1-0으로 앞서고 있던 전반 12분 오른쪽에서 시작된 공격이 왼쪽으로 연결되었고, 손흥민은 지체 없이 왼발 다이렉트 슈팅으로 골망을 흔드는 감각적인 마무리로 감탄을 자아냈다. 이 골은 손흥민의 2경기 연속골. 그는 지난 9일 첼시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만회골에 이어 PL 2경기 연속골로 시즌 6호골이자 리그 5호골로 부상 여파를 완전히 벗어난듯 보였다. 직전 첼시전서 보여줬던 좋은 움직임이 그대로 이어졌다.
버티던 사우샘프턴의 숨통을 끊은 것도 손흥민이었다. 그는 전반 38분 왼쪽 측면 돌파로 다시 한 번 사우샘프턴의 수비를 무너트렸다. 침착하게 사르에게 패스를 전해서 팀의 4번째 골을 완성했다. 손흥민 도움이 0.9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기에 전반 추가 시간 마침표도 찍었다. 손흥민은 다시 한 번 기가 막힌 패스로 매디슨에게 기회를 열어줬다. 이를 매디슨이 수비를 제치고 침착하게 마무리하면서 쐐기골이 터졌다. 손흥민은 이 경기에서만 5,6호 도움을 연달아 기록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손흥민을 브레넌 존슨과 교체했다. 향후 일정을 생각한 체력 안배 목적이 강했다. 토트넘은 2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3일 리버풀과 홈 리그 2연전을 앞두고 있기에 신경을 쓴 교체였다. 한편 이날 도움 2개를 추가하면서 손흥민은 토트넘 통산 68개 도움으로 팀내 역대 도움 1위로 올라섰다. 이전까지 기록은 대런 앤더튼의 67호 도움. 이날 도움 2개를 기록하면서 손흥민은 앤더튼을 넘어 토트넘 역대 도움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이전 기록의 보유자였던 앤더튼은 1992년부터 2004년까지 토트넘에서 뛰었던 측면 미드필더다.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많은 활동량과 정교한 크로스를 주무기로 했다. 이를 손흥민은 따라 잡으면서 팀내 레전드 자리를 굳건하게 했다. 여기에 손흥민은 PL 역대 도움 단독 17위로 뛰어올랐다. 손흥민 위로는 앤디 콜(73개), 애슐리 영, 티에리 앙리(이상 74개), 테디 셰링엄, 크리스티안 에릭센(이상 76개) 등이 위치한 상태다. 손흥민이 만약 연장 계약을 체결한다면 충분히 더 상위 랭킹으로 오를 수 있다.
축구 전문 통계 업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터치 31회에 정확한 패스 15회(16회 시도), 찬스메이킹 3회ㅡ 슈팅 4회를 기록하면서 맹활약했다. 이날 46분만 뛰었지만 1골 2도움으로 평점 9.1점을 기록하면서 77분을 소화한 매디슨(2골, 9.2점)에 이어 팀내 평점 2위를 기록했다.
말 그대로 펄펄 날았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 지난 첼시전에 이어 플레이메이커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영국 '풋볼 런던'의 기자 알레스데어 골드는 손흥민에게 9점을 주면서 "1골 2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사실상 홀로 전반전만 뛰면서 팀의 공격을 이끄는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실제로 이번 시즌 손흥민의 플레이메이킹이 '저평가' 받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과거 해리 케인처럼 손흥민의 식도 패스를 마무리할 사람이 없다 보니 플레이메이킹에 집중해도 제대로 마무리하고 넣어주는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축구 전문 통계 업체 '데이터 MB'에 따르면 손흥민은 유럽 5대 리그 윙어 중 가장 많은 키 패스인 1.49회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 시즌 득점에서도 페널티킥도 1골에 불과할 정도로 순도가 높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데이터 MB는 "키패스(1.49회)만 봐도 손흥민은 유럽 5대 리그에서 최다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기대 득점(xG)와 기대 도움(xA)의 경우에도 최상위권에 위치한 상태다"라면서 "말 그대로 팀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다"고 강조했다.
결국 손흥민은 플레이메이커로 너무나 과소평가 받고 있는 것. 실제로 매번 토트넘이 지면 손흥민의 결정력 문제가 나오고 있으나 현실은 플레이메이커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었던 것. 그럼에도 마무리하지 못하는 존슨과 솔란케 같은 선수로 인해 억울한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날 손흥민은 토트넘 통산 도움 1위가 된 소감에 대해 묻자 다소 특이한 소감을 내놨다. 기록 자체는 반갑지만 자신은 아직 더 발전할 수 있고 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이 클럽의 역대 도움 1위에 오른 것은 자랑스럽다. 하지만 여전히 배고프고 더 발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공식 채널과 인터뷰인 만큼 손흥민의 진심은 더 간절했다. 그는 "그냥 더 배고프고 항상 발전하고 싶다. 솔직히 말하면 우승 트로피를 위해 내가 더 바꿀 수 있으면 확실히 다 바꾸고 싶다"라고 여전히 우승에 대한 염원을 나타냈다.
말 그대로 우승을 향한 손흥민의 감정이 제대로 나온 상황. 토트넘 통산 1위 도움 기록을 세운 날에도 트로피를 향한 그 누구보다도 애틋한 감정을 표현한 그의 염원이 이뤄질 수 있을까. 현 시점서 토트넘은 컵 대회서 우승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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