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도 이기흥’이라는 대의를 위해 뭉치는 것일까.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의 유력 후보 4인이 회동을 가진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오는 17일 강신욱(68) 단국대 명예교수, 유승민(42) 전 대한탁구협회장, 안상수(78) 전 인천 시장, 박창범(55) 전 대한우슈협회장이 비밀리에 단일화를 위한 4자 회동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오는 2025년 1월 14일에 열린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여러 가지 체육회를 둘러싼 내홍이 이어졌다. 체육회의 이기흥 회장은 직원 채용 비리와 금품 수수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검찰이 수사 중인 진천선수촌 시설관리업체 관련 입찰 비리 의혹 사건에서도 그의 핵심 측근 2명이 피의자로 지목돼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 회장의 직무 정지가 해제될 조건은 두 사건 모두 수사 결과 ‘무혐의’로 종결될 때 뿐이다.
만약 범죄 혐의가 인정된다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해임’ 처분을 내릴 수 있다.더욱이, 이기흥 회장은 13일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제기한 직무 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도 기각되었다. 그는 즉시 이 결정에 불복해 서울고등법원에 항고했한 상태다..
항고 결정이 나기까지는 통상 3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이 과정에서 어느 한쪽이 불복해 재항고를 진행하면 기간은 더욱 길어질 수 있다. 여기에 본인의 재판까지 더해지면 법적 다툼은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대로면 이기흥 회장은 직무 정지 상태로 체육회 선거에 나서게 된다. 만약 당선이 된다고 하면 직무 정지 상태에서 산적한 여러 체육계 이슈에 대응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결국 이러한 상황은 체육계 내 ‘타도 이기흥’을 향한 열망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 또 도덕적 문제로 인해 직무 정지 상태에 있는 이 회장이 다시 선출된다면 대한체육회를 향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바꾸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기흥 회장의 당선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이번 선거에서는 이기흥 회장을 포함해서 강신욱(68) 단국대 명예교수, 유승민(42)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태선(75) 서울시체육회장, 안상수(78) 전 인천시장, 김용주(63)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오주영(39)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등이 나선다.
이 회장을 포함하면 총 8명의 후보가 경쟁하는 상황. 이렇게 야권 후보가 난립한다면 자연히 조직력에서 앞서는 이기흥 회장이 유리하다. 실제로 지난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도 ‘타도 이기흥’을 위한 단일화 실패가 이기흥 회장의 승리로 이어졌다. 당시 단일화를 논의했던 2,3위 후보의 표를 합치면 이기흥 회장의 전체 득표보다 많던 상황이었다.
심지어 이번 선거에서는 이 회장을 포함해 8명의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 만약 이번에도 단일화 실패로 후보들이 뭉치지 못한다면, 이기흥 회장이 어부지리로 당선되는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여러 후보들은 단일화에 대한 장고에 들어간 상태다.
자신의 회장이 되기 보다는 타도 이기흥이라는 대의를 위해 뭉치려고 하는 것이다. 실제로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의 경우는 10여일의 단식을 통해 단일화를 호소하기도 했다. 단 타도 이기흥이라는 대의에도 개별 후보의 생각이 달라 협상이 지연됐다.
그럼에도 대의에 동의한 후보들로 인해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왔다. OSEN 취재 결과 강신욱 교수와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박창범 우슈협회장 증 유력 후보 4인이 17일 모처에 모여서 비밀리에 4자 회동에 나선다.
이 회동에서는 타도 이기흥을 위한 단일화가 주요 아젠다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체육계의 대의를 위해 4명의 후보가 모인 자리에서 단일화라는 결과물이 연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사진] 아래는 박창범 우슈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