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남동생’ 이강인(23, PSG)이 ‘금쪽이’로 추락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저물어가는 2024년, 한국축구계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역시 손흥민과 이강인의 불화설이었다. 아시안컵 대회 도중 두 선수가 충돌했고, 불화설이 실제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엄청난 파장을 일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이끌었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월 7일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0-2로 패해 탈락했다.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의 꿈은 끝내 좌절됐다.
한국의 우승실패보다 더 충격적인 사건이 뒤늦게 터졌다. 바로 대회 중 손흥민과 이강인이 불화를 겪었다는 것이다.
영국매체 ‘더선’은 14일 "한국이 요르단과 4강전을 앞둔 전날 이강인 등 젊은 선수 일부와 베테랑 선수들과 다툼이 생겼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고 보도했다.
사실이었다. 대한축구협회가 이례적으로 빠르게 사실을 인정했다. 사태가 커지자 결국 이강인은 14일 오후 SNS를 통해 사과했다. 이강인은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손흥민 형과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축구팬들에게 큰 실망을 끼쳐드렸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잘못을 인정했다.
4강전을 앞두고 손가락이 다치는 상황에서도 손흥민은 ‘탁구 사건’에 대해 외부에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손흥민이 4강전에서 갑자기 왜 손에 붕대를 감고 나타났는지 의문이었다. 아시안컵 현장취재를 하지 않은 영국매체 ‘더선’을 통해 처음 사실이 알려진 것도 의혹 투성이였다.
한국은 요르단전에서 준비가 부족해서 졌다. 결과론이지만 손흥민과 이강인의 호흡도 맞지 않았다. 내부 관계자는 “두 선수가 당시에 라커룸에서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손흥민은 4강 탈락 후 “제가 앞으로 대표팀을 계속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감독님께서 저를 더 이상 생각 안 할 수도 있고…”라며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던져 더욱 충격을 줬다. 손흥민 없는 한국축구는 아직 상상도 못하기 때문이다.
아시안컵 후 경질된 클린스만 전 감독은 이강인 문제를 눈앞에서 직접 보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분노를 키웠다.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감독과 동료의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대표팀 은퇴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결국 이강인의 사과로 ‘탁구사건’은 일단락됐다. 이강인은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서 죄송하다. 런던으로 찾아가 직접 사과를 드렸다. 사과를 받아주신 형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라고 적었다.
대인배 손흥민도 이강인의 사과를 받았다. 손흥민은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습니다”라고 답장하며 이강인을 품었다.
비온 뒤에 땅이 굳었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관계는 더 단단해졌다. 두 선수는 지난 3월 황선홍 임시감독이 이끌던 축구대표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태국을 3-0으로 격파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특히 후반 9분 이강인의 패스가 손흥민의 추가골로 연결된 장면은 극적이었다. 골이 터지자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달려갔고, 손흥민이 이강인과 포옹하며 그를 번쩍 들어올렸다. 둘 사이의 불화설이 봉합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이밖에도 2024년 한국축구는 클린스만 전 감독 위약금 논란, 홍명보 감독 대표팀 선임 특혜논란, 정몽규 회장의 4선 도전 등 부정적인 이슈가 크게 터졌다. 축구팬들은 2025년에는 좋은 소식만 전해지길 기대하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