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양민혁(18, 토트넘)은 손흥민(32, 토트넘)의 후계자가 될 수 있을까. 최악의 경우 두 선수가 함께 뛸 수 없을지도 모른다.
양민혁은 16일 오전 영국 런던으로 출국해 토트넘 구단에 합류했다. 원래 내년 1월 영국에 갈 예정이었던 양민혁은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요청에 따라 한 달 빨리 출국했다.
영국 입성한 양민혁 "손흥민 선수 형이라고 부르고 싶어"
출국기자회견에서 양민혁은 “손흥민 선수가 아직 어렵지만 얼른 친해져서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 올 시즌이 끝나기 전에 데뷔해서 골이나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싶다”면서 당찬 포부를 전했다.
14살이나 많은 손흥민은 형으로서 조언을 했다. 손흥민은 7일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와 인터뷰에서 양민혁에 대해 “사람들이 너무 흥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에게 부담을 주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동양인 선수가 토트넘에 입단했다고 당장 활약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강릉제일고 3학년 양민혁이 K리그1에서 주전으로 뛰는 것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명단에 드는 것이 훨씬 어려운 일이다. 적어도 양민혁은 한국에서 축구 외 언어나 음식 등 문화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기 때문이다.
십대시절부터 독일에서 유학하며 해외생활의 어려움을 잘 아는 손흥민이 동생을 아끼는 마음에서 당부를 한 것이다. 손흥민은 “영어공부 열심히 해야된다. (영국생활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양민혁에게 현실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양민혁은 손흥민이라는 확실한 롤모델이 있기에 다른 선수들보다는 그래도 적응이 수월할 전망이다. 한국인 슈퍼스타 손흥민이 이미 닦아 놓은 길을 뒤에서 걸어가면 된다. 가시밭길을 걸어야 하는 다른 선수들보다는 유리한 환경이다.
정작 '양민혁 롤모델' 손흥민은 토트넘 재계약 아직도 불투명
최악의 경우 양민혁이 영국생활에 적응하는 동안 손흥민이 팀을 떠날 수도 있다. 토트넘과 손흥민의 재계약은 답보 상태다. 갈라타사라이,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바이에른 뮌헨 등 세계적인 클럽들이 손흥민 이적설에 연루돼 있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은 2025년 6월 끝난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1년 연장계약을 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 당장 손흥민은 1월이 되면 보스만룰에 의해 FA 자격을 얻어 타팀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이럴경우 이적료도 발생하지 않는다.
토트넘은 원칙적으로 손흥민을 잡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새해가 2주도 남지 않은 지금까지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손흥민을 둘러싼 이적설에 팀 분위기가 흐려지고 있지만 토트넘은 공식적인 입장이 전혀 없다.
손흥민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설까지 터졌다. 영혼의 파트너 해리 케인이 ‘뮌헨에 가장 데려오고 싶은 선수’로 직접 손흥민을 꼽았다. 케인과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47골을 합작한 영혼의 파트너다. 프리미어리그 사상 최다골 합작 대기록이다. 손흥민과 케인은 눈빛만 봐도 통했다. 손흥민이 24골, 23도움을 올렸고 케인이 23골, 24도움을 기록했다.
케인도 뮌헨에서 손흥민의 도움이 절실하다. 분데스리가 득점왕을 차지한 케인이지만 뮌헨에서 손흥민만큼 호흡이 잘 맞는 선수는 없는 상황이다. 손흥민이 당장 뮌헨에 온다면 왼쪽 윙어로 주전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뮌헨에는 김민재까지 있다. 손흥민이 뮌헨에 온다면 프리미어리그와 한국대표팀 최고의 콤비가 이식되는 셈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