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캡틴'이다.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의 리더다운 모습이 공개됐다.
영국 'TBR 풋볼'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이 토트넘 데뷔를 눈앞에 둔 알피 도링턴에게 외쳤던 말이 밝혀졌다. 도링턴은 세인트 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스햄튼과 경기에서 토트넘 1군 데뷔전을 치렀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토트넘의 주장일 뿐만 아니라 클럽의 모든 젊은 선수들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그는 수년 동안 토트넘에서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자기 힘으로 많은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고, 홋스퍼 웨이에 그가 있는 건 기쁨이다"라고 손흥민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이어 매체는 "도링턴은 오랫동안 토트넘 1군에 있었다. 그는 1군 트레이닝 세션에 자주 참석하기 때문에 손흥민과 정말 잘 알고 있다. 도링턴은 사우스햄튼전에서 성인 무대 데뷔전을 치르기로 결정됐을 때 기뻐했고, 투입되기 전 터치라인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공개했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지난 16일 사우스햄튼과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1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전반에만 5골을 몰아쳤다. 손흥민이 1골 2도움을 올렸고, 제임스 매디슨이 멀티골을 터트리며 일찌감치 사우스햄튼을 무너뜨렸다.
도링턴에게도 잊을 수 없는 하루였다. 192cm의 큰 키를 자랑하는 2005년생 센터백 유망주인 그는 후반 32분 제드 스펜스 대신 교체 투입되며 경기장을 밟았다. 도링턴이 1군 무대에 처음으로 발을 내디디는 순간이었다.
무사히 데뷔전을 마친 도링턴. 그는 "정말 큰 영광이다. 진정한 영광이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뛰는) 저 선수들을 많이 봤는데 이제 내가 그 일부가 됐다. 어릴 때는 상상도 못했다. 그냥 축구를 즐겼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데뷔를 했고, 내가 어릴 적부터 응원하던 팀에서 PL 데뷔를 했다. 믿기지가 않는다"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도링턴은 경기장에 들어서기 전 비하인드도 밝혔다. 그는 "내가 투입되기 직전에 쏘니(손흥민 애칭)가 뒤에서 준비하라고 외쳤다. 그는 '이게 네가 노력해온 바로 그 순간'이라고 말해줬다. 벤치에 있던 모든 선수들이 정말 많이 힘을 줬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도링턴은 "매일 최고의 선수들로부터 배우는 건 놀라운 일이다. 훈련을 하지 않을 때도 경기를 보고, 선수들 플레이를 보면서 내 경기력을 계속 발전하려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이 정말 환영해줬다. 내가 어린 선수라는 압박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들은 날 평범하게 대해줬고, 적응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주장 모먼트는 토트넘이 공개한 라커룸 영상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는 경기를 시작하기 전 아치 그레이, 데스티니 우도기, 루카스 베리발, 제드 스펜스 등 젊은 선수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며 안아줬다. 그러면서 자신감을 불어넣고, 박수 치며 팀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결과적으로 5-0 대승을 거두며 손흥민의 믿음에 보답한 토트넘 선수들. 이를 본 팬들은 "손흥민은 언제나 맨 앞에서 팀을 이끌고 있다! 주장이 움직이는 것보다 좋은 건 없다", "캡틴다운 포옹", "PL의 아시아 주장. 우리가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정말 자랑스럽다!", "영리하고, 이기적이지 않고, 용감하고,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최고의 캡틴"이라며 칭찬 댓글을 남겼다.
앞서 손흥민은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영국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군대를 승리로 이끄는 '전사 같은 리더' 유형이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모두의 사랑을 받으며 주장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고 있는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영국 '기브 미 스포츠'가 뽑은 PL 최고의 주장 4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경기장 안팎에서 발 벗고 나섰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 언론과 마주하길 두려워하지 않으며 상황이 잘 진행되고 있을 때도 동료들에게 더 많은 걸 공개적으로 요구한다"라며 "손흥민은 토트넘에 성공을 가져오겠다는 의지가 확실하다. 이는 그의 리더십을 입증하는 궁극적인 증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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