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미친 코너킥 골!' 토트넘, 두 번 더 이기면 우승이다...맨유 4-3 꺾고 카라바오컵 4강 진출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12.20 06: 57

'캡틴' 손흥민(32)이 환상적인 코너킥 골로 토트넘 홋스퍼를 4강으로 이끌었다.
토트넘은 20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8강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4-3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토트넘은 4강행 막차에 탑승하며 우승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 2007년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째 무관인 토트넘으로서는 절호의 기회인 셈. 현재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PL)에서 10위까지 처져 있는 만큼 카라바오컵이 트로피를 노려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무대다. 토트넘과 우승을 놓고 다툴 나머지 3팀은 '북런던 라이벌' 아스날과 리버풀, 뉴캐슬 유나이티드다.

만약 토트넘이 두 번 더 이기고 대회 정상에 오른다면 손흥민의 클럽 커리어 첫 우승이 된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만 10년을 보냈지만, 아직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대표팀 커리어까지 통틀어도 연령별 대회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이 유일하다.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손흥민과 토트넘은 매번 2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2016-2017시즌엔 첼시에 밀려 리그 2위에 머물렀고, 2020-2021시즌 리그컵에선 맨체스터 시티에 막혀 준우승을 거뒀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 올랐던 2018-2019시즌에도 리버풀을 넘지 못하며 눈앞에서 트로피를 놓쳤다.
손흥민도 그 누구보다 우승에 대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꾸준히 토트넘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구단 레전드로 불리고 싶다고 밝혀 왔다. 자신은 아직 토트넘 전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스스로 채찍질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최근 사우스햄튼전을 마친 뒤에도 "이 클럽에서 이룬 성과가 매우 자랑스럽다. 하지만 여전히 배가 고프다. 언제나 발전하고 싶다. 그중 하나를 트로피로 바꿀 수 있다면 분명히 그렇게 할 것"이라며 "모두가 트로피를 받을 자격이 있다. 클럽도, 팬들도 자격이 있다. 그래서 우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도미닉 솔란케, 손흥민-제임스 매디슨-데얀 쿨루셉스키, 이브 비수마-파페 사르, 제드 스펜스-아치 그레이-라두 드라구신-페드로 포로, 프레이저 포스터가 선발로 나섰다.
맨유는 3-4-2-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라스무스 호일룬, 브루노 페르난데스-안토니, 디오구 달로-마누엘 우가르테-크리스티안 에릭센-누사이르 마즈라위,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빅토르 린델뢰프-레니 요로, 알타이 바인드르가 선발 명단을 꾸렸다.
토트넘이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15분 포로가 중앙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이를 바인드르가 멀리 쳐내지 못했고, 홀로 달려든 솔란케가 정확하게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맨유가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22분 달로가 박스 왼쪽으로 파고든 뒤 컷백 패스를 내줬다. 에릭센이 이를 위협적인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비수마가 골대 앞에서 몸으로 막아냈다.
양 팀이 슈팅을 주고받았다. 전반 26분 쿨루셉스키가 박스 안에서 수비를 등지고 돌아선 뒤 슈팅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30분 안토니의 왼발 슈팅은 그레이가 머리로 막아냈다.
맨유가 공격적으로 나서며 동점골을 노려봤으나 마무리가 아쉬웠다. 전반 37분 브루노가 오른발로 감아찬 중거리 슈팅도 우측으로 살짝 벗어났다. 여기에 맨유는 전반 막판 린델뢰프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조니 에반스와 교체되는 악재까지 발생했다. 전반은 토트넘이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토트넘이 후반 시작과 동시에 추가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이 왼쪽에서 드리블한 뒤 침투하는 매디슨 앞으로 공을 밀어줬다. 매디슨은 그대로 골문 앞으로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리산드로가 건드려 봤으나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다. 떨어진 공을 쿨루셉스키가 침착하게 차 넣으며 2-0을 만들었다.
솔란케가 멀티골을 작렬했다. 후반 9분 스펜스가 롱패스를 보냈고, 뒷공간으로 침투한 솔란케가 공을 잡아냈다. 그는 리산드로를 따돌린 뒤 에반스의 다리 사이로 빠져나가는 낮은 슈팅을 날려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었다. 
위기에 몰린 맨유 벤치가 움직였다. 후벵 아모림 감독은 후반 10분 안토니, 호일룬, 에릭센을 불러들이고 아마드 디알로, 조슈아 지르크지, 코비 마이누를 한 번에 투입했다.
맨유가 한 골 따라잡았다. 후반 18분 포스터가 골대 앞에서 빌드업 실수를 저질렀다. 브루노가 이를 놓치지 않고 공을 끊어낸 뒤 골문 앞으로 패스했다. 이를 지르크지가 가볍게 밀어 넣으며 추격의 신호탄을 쐈다.
경기가 순식간에 한 골 차로 좁혀졌다. 이번에도 포스터의 대형 실책이었다. 후반 25분 포스터가 우물쭈물하다가 킥을 시도했다. 하지만 공은 빠르게 달려와 몸을 날린 아마드 발에 맞고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기세를 탄 맨유가 무섭게 몰아쳤다. 토트넘은 매디슨 대신 루카스 베리발을 넣으며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포스터가 계속해서 흔들린 점도 불안을 더했다.
손흥민이 엄청난 코너킥 골로 맨유를 무너뜨렸다. 그는 후반 43분 왼쪽에서 직접 얻어낸 코너킥 기회에서 골문 쪽으로 강하게 감아찼다. 공은 그대로 골키퍼 바인드르를 지나 옆그물을 흔들며 손흥민의 시즌 7호 골이 됐다.
바인드르는 베리발이 자신을 방해했다고 주심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나 주심은 오히려 옐로카드를 꺼내 들며 그대로 득점을 인정했다. 
맨유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4분 코너킥 공격에서 에반스가 헤더로 득점하며 마지막까지 추격을 이어갔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토트넘은 남은 시간을 잘 흘려보내며 경기를 4-3 승리로 매조지었다. 결국 무려 7골이 터진 난타전의 승자는 토트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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