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62)이 자신을 둘러싼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 나서겠다며 4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정 회장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축구협회장에 다시 한번 도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저와 축구협회가 미진했던 것들, 잘못한 것들에 대한 비판은 가감 없이 수용해 협회와 발전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2013년 제52대 축구협회 회장에 선임된 이후 12년간 한국 축구의 수장 역할을 한 정 회장은 최근 부정적 여론을 마주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2년간 많은 분과 고민하며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사람으로서 회장직을 내려놓는 것은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며 “누구보다 큰 책임감으로 결자해지의 굳은 각오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힘 쏟겠다”고 했다.
정 회장은 승부 조작을 포함한 비리 축구인 사면 시도와 클린스만 사태에서 시작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등 축구협회를 둘러싼 각종 잡음으로 축구 팬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수차례 정 회장 연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문체부도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통해 정 회장에 대해 자격 정지 이상 중징계를 요청하는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비공개 연임 심사에서 정 회장의 연임을 승인하며 4선 도전 길을 터줬다. 대한체육회 정관상 회원종목단체 임원 연임은 한 차례만 가능하고 3연임 이상 도전하려면 스포츠공정위 승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4선에 성공하면 축구협회와 정부의 갈등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체부는 지난달 축구협회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총 27건의 위법·부당 업무 처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천안종합축구센터 건립 보조금 허위 신청과 관련해선 24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를 예고했다. 문체부가 당선자 인준 거부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정 회장은 “정부와 오해가 쌓인 부분을 대화로 풀겠다”고 해명했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못했다.
다음달 8일 예정된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는 정 회장과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의 3파전으로 치러진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