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현빈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 19년 만에 불거진 ‘삼식이 똥차설’ 때문이다.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은 2005년 방영 당시 50%가 넘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평균 36.9%를 찍는 등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삼순이 역의 김선아는 그해 'MBC 연기대상'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고, 남자 주인공 현진헌 역의 현빈도 삼식이 애칭을 얻으며 톱 클라스에 올랐다.
극중 현진헌은 27세의 젊은 나이로 프렌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능력 있는 남자다. 잘생기고, 돈 많고, 일까지 잘하는 완벽한 남자처럼 보인다. 그러나 감정 기복이 심하고, 분노가 쌓이면 아무 물건이나 집어 던지는 편이다. 타인의 기분보단 자신의 감정을 최우선으로 하고, 막말도 서슴지 않는다. 때때로 여주인공 앞에서 과한 폭력성도 드러낸다.
이 때문에 19년이 흐른 요즘에는 현진헌 캐릭터를 두고 ‘삼식이는 똥차’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잘생긴 재벌 2세 남주', '백마 탄 왕자'에서 "알고 보니 똥차였다"라는 댓글이 달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당시에는 까칠하지만 매력적인 연하남의 표본이었는데 현 시대에 맞춰 보면 전형적인 나쁜 남자 ‘쓰랑꾼’이라는 것.
최근 OTT 플랫폼 '웨이브 뉴클래식 프로젝트'를 통해 ‘내 이름은 김삼순'의 리마스터링 버전이 공개됐는데 제작진도 8부작으로 재편집하면서 현진헌에 대한 고민이 컸다. 김윤철 감독은 지난 9월 취재진과 만나 “지금 눈높이에서 보면 '제가 봐도 이건 너무하다'라는 생각이 들더라”는 말로 현진헌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진헌이 갖고 있는 태도, 화법, 사람을 대하는 태도 등이 지금 시대 감각과 전혀 맞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최대한 이야기 서사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컷이나 대사를 최대한 덜어냈다. 그때는 '백마탄 왕자' '재벌남' '나쁜남자' 등으로. 통용 됐다. 그때는 아마 시청자분들이 용인이나 용서해 준 것 같다”고 밝혔다.
극중 현진헌은 삼순이와 소개팅 자리에서 3번이나 만난 남자를 자기 멋대로 쫓아내거나 훼방을 놓는데, 드라마 팬들은 "삼순이의 진짜 운명남은 소개팅남이었다"는 반응도 내놓고 있다. 당시 김선아는 "2024년의 삼순이도 진헌이를 선택할까요?"라는 질문에 "어후..."라며 한숨을 내쉬어 웃음을 자아냈다.
당사자는 어떨까? 현빈은 최근 영화 ‘하얼빈’ 개봉 기념 진행된 인터뷰 자리에서 ‘삼식이 똥차설’에 관해 “‘내 이름은 김삼순’ 리마스터링 버전을 아직 못 봤다. 삼식이 똥차설 들었는데 잘못했습니다(웃음). 저는 대본에 충실했을 뿐. 개인적인 의견이 들어간 건 없다. 20년 전 아닌가”라며 진심으로 사과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빼곡하게 채운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대해 “좋고 감사한 일이다. 다행히도 좋은 작가님들과 감독님들과 배우들이랑 그렇게 만든 작업들이 운 좋게 많은 분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았으니 감사한 일이다. 또 언제 그런 일들이 올지 알 수 없으니까”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한편 영화 '하얼빈'(감독 우민호, 제공배급 CJ ENM, 제작 (주)하이브미디어코프)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담았다. 현빈은 ‘하얼빈’에서 대한의군 참모중장으로서 이토 히로부미를 척결한 안중근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서울의 봄 ',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와 '남산의 부장들',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오는 25일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현빈을 비롯해 박정민, 전여빈, 박훈, 이동욱, 조우진 등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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