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를 더 존중해야 한다' 토트넘 감독, 비판에 화났다..."내 영어가 이상해서 무시받는 거 같아"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12.21 22: 22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부당한 무시를 받는다고 느끼고 있다.
토트넘은 오는 23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17라운드에서 리버풀과 격돌한다. 양 팀의 올 시즌 첫 맞대결이다.
현재 토트넘은 7승 2무 7패(승점 23)로 10위까지 처져 있다. 반면 리버풀은 11승 3무 1패(승점 36)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리버풀이 한 경기 덜 치르고도 13점을 앞서 있는 상황. 새로 부임한 아르네 슬롯 감독과 함께 승승장구 중인 리버풀이다.

이번 경기는 카라바오컵 준결승의 전초전이기도 하다. 토트넘과 리버풀은 각각 8강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사우스햄튼을 꺾으며 4강에서 맞닥뜨리게 됐다.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이다.
준결승은 8강과 달리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진다. 1차전은 내년 1월 둘째 주 토트넘 홈에서, 2차전은 내년 2월 둘째 주 리버풀 안방에서 열린다. 만약 토트넘이 리버풀을 꺾고 결승에 오른다면 '북런던 라이벌' 아스날과 뉴캐슬 유나이티드 중 승자와 맞붙게 된다. 
일단 리그에서 리버풀을 넘어야 하는 토트넘. 경기를 앞두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최근 경기력에 일관성이 없고, 수비가 너무 허술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4-3으로 승리한 맨유전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토트넘은 3-0으로 앞서고 있었지만,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의 치명적인 실수로 두 골을 허용했다. 그런 뒤 흐름을 완전히 내주고 얻어맞기 시작했다. 4-2를 만드는 손흥민의 환상적인 코너킥 득점이 아니었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진땀승을 거둔 포스테코글루 감독. 그럼에도 그는 "난 경기의 모든 게 마음에 든다. 재미 없었나? 차라리 힘겨운 1-0 승리를 원하는가? 내 전술 부족으로 스튜디오가 아마도 혼란에 빠졌을 것이란 걸 알고 있다"라며 "지금 우리는 부상자가 너무 많다. 벤치에도 아이들이 앉아 있다. 이 시기를 극복하면 엄청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당당히 외쳤다.
또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는 1-0 승리를 거두고자 노력하는 게 아니다.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게 어떻게 나쁜 일인지 모르겠다"라며 그는 "실수는 축구의 일부다. 실수는 생길 것이다. 우리가 팀으로서 플레이하는 방식의 맥락에서 볼 때 바꿀 필요는 없다. 예리한 전술가라는 평가는 못 받고 있다. 하지만 뭐 그렇게 하겠다"라고 받아쳤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리버풀전 사전 기자회견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한 기자가 그에게 맨유전은 미친 경기였지만, 리버풀을 상대로도 '겅호(gung-ho: 무모하게 용감한)' 전술을 꺼낼 수 있냐고 물어본 것.
그러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는 축구를 할 거다. 그게 우리가 이기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우리가 리버풀을 상대로 할 일"이라며 같은 이야기를 내놨다. 
또한 그는 "분석은 제쳐두고, 사실 꽤 잘 되고 있으니 그냥 즐기라고 말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 즐겨라. 왜냐면 많은 사람들이 과도하게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골에는 상대 실수가 있다. 원하는 게 있다면 햇빛도 해부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시스템 결함이나 게임의 결함, 모델의 결함이란 뜻은 아니다. 난 그게 우리 경기의 아름다움이 낳은 결과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리버풀 전설 제이미 캐러거는 맨유전을 보며 토트넘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누구든 우리의 접근 방식을 면밀히 검토하든 비판하든 건전하다고 말한 적 있다. 왜냐면 그 자체보다는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PL 감독들이 더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26년간의 중노동을 통해 조금 더 존중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우나이 에메리 감독과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 북런던에 있을 때도 그런 일이 일어난 걸 봤다"라고 얘기했다.
과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 감독이 총리가 되는 것보다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너무나 짧은 기간에 성과를 기대하기 때문에 정치인보다 어려운 자리라는 것.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모든 사람이 내가 하는 일의 팬은 아닐 거다. 내가 하는 일의 방식조차 사람들의 의견이 다를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정상적인 일이다. 하지만 일부는 꽤 무시하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호주 영어 때문에 자신이 더 무시받는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잘 모르겠다. 난 여기서 우스꽝스러운 억양을 갖고 있다.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꽤 무시받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괜찮다. 난 내 삶을 사랑하며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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