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스타’ 양민혁(18)이 마침내 토트넘 홋스퍼에 입성해 손흥민(32, 이상 토트넘)과 만났다.
토트넘은 21일(한국시간) "토트넘에서 온 걸 환영한다, 양민혁! 우리의 새로운 영입생이 1월 1일 팀에 합류하기 전에 이번 주 홋스퍼 웨이에 왔다"라며 토트넘 훈련장을 찾은 양민혁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양민혁은 토트넘 훈련복을 입고 가벼운 사이클과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다. 이 장면을 한쪽에서 지켜보는 손흥민도 눈에 띈다. 이를 본 팬들은 “손흥민이 든든한 아버지 같다”, “현재가 미래를 응시하는 모습”, “손흥민이 든든히 챙겨주리라”라는 반응을 보였다.
양민혁은 이영표, 손흥민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토트넘과 인연을 맺은 한국인 선수다. 지난 7월 토트넘과 계약했는데, 당시 토트넘은 “강원FC의 양민혁과 합의를 마쳐 기쁘다. 만 18세가 된 선수와 2030년까지 계약했으며, 2025년 1월에 팀에 본격적으로 합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양민혁을 원하는 곳은 한두 팀이 아니었다. 김병지 강원 대표 이사는 “최근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챔피언스리그 우승 클럽, 중위권 팀부터 챔피언십 승격팀, 라리가 강호까지 여러 곳에서 영입 의사를 전했다”고 뒤늦게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그럼에도 양민혁은 이 제안들을 모두 뿌리치고 토트넘행을 결정했다.
그야말로 만화 같은 여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 유니폼을 입은 양민혁은 올 시즌 K리그1 개막전부터 출전해 구단 최연소 출장 기록(만 17세 10개월 15일)을 세웠다. 데뷔 35초 만에 도움을 기록하더니, 광주와의 2라운드에서는 직접 골을 터뜨리며 '최연소 득점' K리그1 역사를 다시 썼다.
강원은 그의 폭발적인 활약상을 높이 평가해 빠르게 프로 계약을 제안했다. 원래 준프로 신분은 1년을 유지해야 하지만, 6개월 일찍 프로 선수가 됐다.
토트넘 이적이 확정된 후에도 양민혁의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데뷔 시즌 38경기에서 12골 6도움을 올리며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고, 시즌 베스트 11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제 그는 토트넘에서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토트넘 요청에 따라 1월 본격 합류에 앞서 12월 팀에 입성한 양민혁은 런던행 비행기를 타기 전 “하루빨리 합류해 내 기량을 보여주고 싶다. 손흥민 선수는 아직 부담스럽지만, 친해지면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최근 ‘스탠다드’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너무 흥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양민혁에게 부담을 주지 말아 달라”며 적응 기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손흥민은 또 “양민혁은 마이키 무어와 비슷한 나이다. 마이키를 응원하듯 그도 똑같이 사랑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K리그 첫 시즌에 12골과 많은 도움을 기록할 만큼 대담하고 밝은 선수다. 하지만 부담을 주면 안 된다. 그가 편안히 축구에 집중해야 한다”고 재차 언급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양민혁이 1월 1일 전까지 공식 등록이 안 되니 아직 팀 훈련에 합류하진 않지만, 지금 몸상태는 괜찮아 보인다”라며 “양민혁이 미리 영어 수업을 들어서인지 이미 간단한 대화는 가능하다. 이런 태도가 참 좋다”고 말했다. /jinju217@osen.co.kr
[사진] 양민혁, 엔지 포스테코글루, 손흥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트넘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