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유망주' 양민혁(18)이 드디어 토트넘에 합류했다. '대선배' 손흥민(32)은 그가 자립성을 키워야 한다고 했지만, 최대한 뒤에서 묵묵히 도와주겠다고도 했다.
22일(한국시간) 풋볼런던에 따르면 양민혁 합류에 대해 손흥민은 HaytersTV와의 인터뷰에서 “최선을 다해서 도와주려고 한다"면서도 "내가 아버지처럼 모든 걸 해결해줄 수는 없으니 양민혁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상황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경기장 안팎에서 그를 돕고 싶다. 훌륭한 축구와 재능을 보여준다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함께 뛰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민혁이 향후 몇 년간 앤지 포스테코글루의 팀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질문을 받은 손흥민은 “그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요즘은 사람들이 선수 한 명에 대해 너무 일찍부터 과도하게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그를 조용히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훈련하고, 팀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물론 빠른 속도를 갖추고 있고 K리그에서 많은 골을 넣었다고 들었지만, K리그와 프리미어리그 간에는 분명히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민혁은 이영표, 손흥민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토트넘과 인연을 맺은 한국인 선수다. 지난 7월 토트넘과 계약했는데, 당시 토트넘은 “강원FC의 양민혁과 합의를 마쳐 기쁘다. 만 18세가 된 선수와 2030년까지 계약했으며, 2025년 1월에 팀에 본격적으로 합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양민혁을 원하는 곳은 한두 팀이 아니었다. 김병지 강원 대표 이사는 “최근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챔피언스리그 우승 클럽, 중위권 팀부터 챔피언십 승격팀, 라리가 강호까지 여러 곳에서 영입 의사를 전했다”고 뒤늦게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그럼에도 양민혁은 이 제안들을 모두 뿌리치고 토트넘행을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 유니폼을 입은 양민혁은 올 시즌 K리그1 개막전부터 출전해 구단 최연소 출장 기록(만 17세 10개월 15일)을 세웠다. 데뷔 35초 만에 도움을 기록하더니, 광주와의 2라운드에서는 직접 골을 터뜨리며 '최연소 득점' K리그1 역사를 다시 썼다.
강원은 그의 폭발적인 활약상을 높이 평가해 빠르게 프로 계약을 제안했다. 원래 준프로 신분은 1년을 유지해야 하지만, 6개월 일찍 프로 선수가 됐다.
토트넘 이적이 확정된 후에도 양민혁은 승승장구했다. 데뷔 시즌 38경기에서 12골 6도움을 올리며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고, 시즌 베스트 11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제 그는 토트넘에서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토트넘 요청에 따라 1월 본격 합류에 앞서 12월 팀에 입성한 양민혁은 지난 16일 런던행 비행기를 타기 전 “하루빨리 합류해 내 기량을 보여주고 싶다. 손흥민 선수는 아직 부담스럽지만, 친해지면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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