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우승 불펜인가.
KIA 타이거즈가 통합우승의 불펜을 재가동한다. 키움 히어로즈의 마무리로 활약했던 조상우를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했고 FA 시장에 나간 사이드암 임기영과 계약을 하는데 성공했다. 장현식의 FA 이적 공백을 메우는데 성공했다. 2024시즌의 강력한 불펜의 힘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KIA는 올해 불펜의 힘으로 우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발투수들은 경기당 평균 소화력이 5이닝에 미치지 못했다. 제임스 네일과 윌 크로우 등 외국인투수들이 불펜투수 출신이라 시즌 초반 6이닝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크로우는 팔꿈치 부상으로 8경기만에 이탈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들도 5이닝 정도에 그쳤다. 윤영철도 5이닝 미만이었고 대체 선발로 나선 황동하와 김도현도 비슷했다.
그럼에도 개막 초반부터 강력한 불펜을 가동해 선두로 올라섰다. 최지민, 이준영, 곽도규, 장현식, 전상현에 이어 마무리 정해형이 이닝을 책임졌다. 최지민이 갑작스러운 부진, 임기영이 부상으로 흔들렸지만 나머지 필승조 투수들이 제몫을 했다. 정해영이 어깨통증으로 40일간 이탈했지만 곽도규, 장현식, 전상현이 공백을 메웠다. 정해영이 복귀하면서 다시 막강 불펜으로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루었다.
우승 직후 변수가 발생했다. 필승조의 주축이었던 장현식이 FA 자격을 얻어 LG 트윈스와 계약했다. LG는 마무리 후보로 영입했다. 75경기를 뛰었던 장현식의 공백은 커보였다. 우승 불펜이 크게 흔들렸고 정상 재수성에 빨간불이 켰다. 이범호 감독은 장현식의 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했고 구단에 외부 영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구단도 공감을 보였고 조상우의 트레이드로 이어졌다. 현금 10억 원과 2026 신인 1라운드와 4라운드 지명권을 넘겨주었다. 구단은 지명권 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으나 정상 재수성을 위해 과감한 선택을 했다. 올해 우승을 했기에 지명순서가 10번째(1라운드)와 40번째(4라운드) 순위라는 점도 고려했다. 키움에서 필승조와 마무리 투수로 잔뼈가 굵은 조상우의 가세로 장현식의 공백을 메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KIA는 최대의 현안을 해결하자 미루었던 임기영과 FA 협상을 벌였다. 드디어 지난 21일 사이드암 FA 임기영과 3년 15억 원에 계약했다. 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원, 옵션 3억 원에 사인을 했다. 임기영에게는 다소 아쉬운 계약이지만 송은범의 보상선수로 입단해 FA 계약을 하는데 성공했다. 나름 의미있는 FA 계약이 아닐 수 없다.
임기영은 아쉬운 2024시즌을 보냈다. 2023년 선발에서 불펜요원으로 변신해 64경기 82이닝을 던지며 불펜의 마당쇠로 활약했다. 잦은 등판, 멀티이닝의 여파로 2024시즌 옆구리 부상을 당했고 필승요원에서 밀려났다. 자동투구 판정시스템(ABS) 도입까지 불리하게 작용했다. 37경기 등판에 그쳤고 6승2패2홀드, 평균자책점 6.31의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러나 2025시즌 재반등 가능성이 높다. KBO는 현장의 목소를 수용해 ABS 스트라이크존을 아래로 1cm 하향 조정했다. 낮은 볼을 많이 던지는 임기영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FA 계약으로 홀가분한 마음으로 2025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1이닝을 포함해 멀티이닝까지 소화력을 갖춘 임기영이 활약한다면 우승 불펜을 다시 한 번 가동할 수 있다. 임기영은 계약을 마치고 SNS 계정에 "내년에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습니다"며 유난히 남다른 각오를 보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