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음주운전 3번 터진 LG, 코치는 즉각 퇴단시켰는데…1년 실격 선수들은 그대로 안고 가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12.23 20: 10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올 한 해만 3차례 음주운전 적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과문만 3번 쓰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KBO는 지난 20일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LG 내야수 김유민(21)에게 1년 실격처분 징계를 내렸다. 지난 17일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김유민은 면허취소처분 기준에 해당돼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라 1년 실격처분 징계를 받았다. 
김유민의 음주운전은 같은 팀 투수 이상영(24)에 대한 KBO의 징계 발표가 나온 뒤 불과 4일 만에 벌어졌다. KBO는 지난 13일 음주운전 단속에 잡힌 이상영에게 1년 실격처분 징계를 발표했다. 이상영은 지난 9월14일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고, 당시 동승했던 LG 투수 이믿음도 음주운전 방조혐의를 받았다. 이믿음은 무혐의로 징계를 받지 않았다. 

LG 이상영. 2024.06.16 / jpnews@osen.co.kr

LG 김유민. 2022.07.15 / soul1014@osen.co.kr

이상영에 앞서 LG는 최승준(37) 1군 타격보조코치도 음주운전을 했다. 지난 7월29일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를 거부한 혐의로 체포됐다. 최승준 코치는 체포 이후 경찰에 음주운전을 시인했다. LG는 바로 다음날 최승준 코치와 계약을 해지했다. 선수들을 지도하는 코치로서 지키지 못한 사회적 책임을 물었다. 
최승준 코치를 빠르게 퇴단 처리한 LG는 그러나 선수들은 쉽게 정리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2022년 6월 강화된 KBO 음주운전 제재 규정에 따라 구단 자체 이중 징계를 금지하기로 했고, 1년 실격처분 외에 선수들에게 내릴 수 있는 추가 조치는 방출밖에 없다. 
최승준 전 LG 코치. 2024.02.05 /sunday@osen.co.kr
방출은 구단으로선 쉽게 결정하기 힘든 부분이다. 2020년부터 삼성 최충연, SK 서상준, 키움 송우현, NC 김기환, 한화 하주석, 롯데 배영빈, 두산 박유연, 롯데 김도규, LG 이상영, 김유민 등 10명의 현역 선수들이 음주운전 적발됐지만 방출된 선수는 4명(송우현·김기환·배영빈·박유연)이다. 
송우현은 코로나19 술판 파문으로 시국이 어수선할 때 사고를 치는 바람에 가중 처벌을 받았고, 배영빈과 박유연은 구단에 음주운전 사실을 숨긴 게 들통나면서 괘씸죄로 방출됐다. 나머지 선수들은 징계를 받고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이상영과 김유민의 경우 자진 신고를 했다는 점에서 그나마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하지만 같은 팀에서 음주운전 사건이 발생한 것을 보고도 반복했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수 없다. 1년 실격처분도 큰 징계이지만 거듭된 음주운전 탓에 솜방망이 처벌로 보여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LG가 두 선수를 모두 정리하긴 어렵다. 둘 중 한 명만 방출하면 형평성 논란을 피할 수 없다. 둘 다 방출하는 것은 지금껏 전례가 없는 일. LG는 2015년에도 6월에 정찬헌, 9월에 정성훈이 음주운전에 적발됐지만 각각 3개월(65경기), 잔여 시즌(13경기) 징계를 마친 뒤 다음 시즌부터 정상적으로 뛰었다. 
LG 이상영. 2024.06.21 / jpnews@osen.co.kr
LG 김유민. 2022.07.15 /cej@osen.co.kr
팀 전력으로 볼 때는 두 선수의 징계로 인한 이탈이 팀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하지만 미래 유망주로서 가치가 있다. 2019년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입단한 좌완 유망주 이상영은 퓨처스리그에서 더는 보여줄 것이 없는 선수다. 입단 4년차 김유민도 주 포지션이 유격수로 아직 1군 데뷔는 못했지만 퓨처스리그에서 착실히 경험을 쌓고 있었다. 
차명석 LG 단장은 김유민의 음주운전 사건이 터진 지난 20일 구단 방송을 통해 “구단의 단장으로서 너무나 부끄럽고, 마음이 아프다. 팬 여러분 기대에 못 미치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자꾸 나온다. 팬들께 어떤 비난과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라고 사과하며 고개를 숙인뒤 “어디서부터 다시 해야 할지 구단도 면밀하게 들여다 보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더 힘을 쓰겠다. 너무 죄송한 마음에 구단에 제게도 자체 징계를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저부터 반성하면서 조금 더 좋은 구단으로 갈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차명석 단장이 스스로 자체 징계를 요구할 만큼 구단 내에서도 큰 충격 속에 좌절감이 크다. 썼던 사과문을 또 쓰고, 했던 말을 또 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 
LG 차명석 단장과 염경엽 감독. 2024.10.11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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