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로 떠났지만 뉴욕 양키스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다. 밀워키 브루어스로 이적한 좌완 투수 네스터 코르테스(30)의 마음속에는 항상 양키스가 자리할 것이다.
코르테스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우완 불펜투수 데빈 윌리엄스와 반대 급부로 내야 유망주 케일럽 더빈과 함께 양키스에서 밀워키로 트레이드됐다. 특급 좌완 선발 맥스 프리드를 8년 2억1800만 달러에 FA 영입한 양키스는 코르테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쓰며 최정상급 마무리 윌리엄스를 받았다.
정든 팀을 떠나게 된 코르테스이지만 양키스를 향한 애정은 식지 않았다. 지난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양키스 구단의 지원을 받은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뉴욕은 활력이 넘치면서 팬들의 엄청난 응원으로 가득한 도시다. 우리 선수들이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모든 것을 쏟아붓는 이유”라고 작별 인사를 남겼다.
양키스 마이너리그 시스템에서 성장한 코르테스는 “다시 하라고 하면 다시 할 것이다. 난 2013년 36라운더다. 마이너리그 투수로 오랜 시간 보냈고, 3번이나 팀에 들어오는 경험을 한 끝에 메이저리그 올스타가 됐다. 내게 끝없이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며 양키스와 남다른 인연에 고마워했다.
지난 2013년 드래프트에서 36라운드 전체 1094순위로 양키스에 지명된 코르테스는 룰5 드래프트를 통해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이적한 2018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4경기 만에 리턴픽 규정에 의해 양키스로 돌아왔지만 2019년 시즌 후 양도 지명(DFA) 과정을 거쳐 시애틀 매리너스로 트레이드됐다.
하지만 시애틀에서도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고, 2021년 마이너 계약으로 양키스에 돌아왔다.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한 코르테스는 5월 중순까지 콜업을 받지 못했다. 이 시기에 코르테스는 한국행을 문의하기도 했다. 양키스 마이너리그 시절 함께한 호세 로사도 코치가 한화 투수코치로 있었고, 그를 통해 한국행 의사를 내비쳤다.
당시 한화는 외국인 투수 닉 킹험이 광배근 부상으로 이탈했고, 재활 공백이 길어질 경우를 대비해 대체 선수를 물색했다. 로사도 코치는 “킹험이 다쳤을 때 코르테스와 이야기가 오간 적이 있다. 한국에 오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마이너리그 생활이 길었고, 금전적으로도 한국에 가는 게 좋았다.
하지만 이때까지는 코르테스는 크게 주목할 만한 선수가 아니었고, 킹험의 재활이 순조롭게 진행됨에 따라 한국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코르테스에겐 전화위복이 됐다. 그해 5월31일 콜업을 받은 뒤 추격조로 호투하더니 7월부터 대체 선발로 들어갔고, 기대 이상 투구로 로테이션에 안착했다.
포심 패스트볼이 평균 91~92마일(146.5~148.1km)로 메이저리그 기준에선 빠르지 않지만 새로 장착한 커터와 함께 변칙적인 투구폼으로 위력을 떨쳤다. 스리쿼터, 사이드암을 오가는 팔 각도와 함께 키킹 동작도 느리게, 빠르게 변화를 주면서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계속 폼이 바뀌면서도 제구가 흔들리지 않았다.
2022년에는 풀타임 선발로 28경기(158⅓이닝) 12승4패 평균자책점 2.44 탈삼진 163개로 첫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투표 8위에도 이름을 올리며 양키스 주축 선발로 자리매김한 코르테스는 지난해 어깨 통증으로 주춤했지만 올해 반등에 성공했다.
31경기에서 개인 최다 174⅓이닝을 던지며 9승10패 평균자책점 3.77 탈삼진 162개를 기록했다.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연장 10회 LA 다저스 프레디 프리먼에게 끝내기 만루 홈런을 맞고 우승이 좌절됐지만 10승 안팎을 기대할 수 있는 주축 선발로 경쟁력을 보여줬고, 특급 마무리의 트레이드 카드로 쓰여졌다.
이제는 밀워키에서 새로운 여정에 나선다. 내년 시즌 후 FA가 된다는 점도 코르테스에겐 좋은 동기 부여가 된다. 그는 “밀워키 구단에 합류하게 돼 매우 기쁘다. 밀워키에는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고, 항상 플레이오프 경쟁을 하는 팀이다. 난 어떤 역할이든 맡을 준비가 돼 있고, 투구할 때마다 최선을 다해 팀 승리의 발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