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현상이 15년 동안 기러기 아빠 생활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23일 오후에 방송된 채널A 예능프로그램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 식탁’(이하 ‘4인용 식탁’)에는 유현상, 최윤희 부부가 출연했다.
백두산 출신의 유현상과 아시안게임 수영 금메달리스트인 최윤희는 1991년 13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했다. 당시 두 사람은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됐다. 이들은 사찰에서 결혼했다고.
두 사람은 결혼하려고 했지만 부모의 반대에 부딪혔다. 처가에서 유현상을 반대했었던 상황. 유현상은 “우리는 결혼하고도 인사를 안 받아주셨다”라고 말했다.
최윤희는 “내가 자꾸 늦게 들어오니까 이상하니까 집 앞에서 기다리셨다. 그랬다가 남편 보고 내가 외출금지가 됐다. 그런데도 잠깐 나가서 남편과 밥 먹고 들어가고, 남편은 나를 10분 보러 왔었다. 그 마음 변치 않으면 결혼하자였다”라고 밝혔다. 애틋한 마음에 반해서 두 사람은 절에서 극비리에 결혼식을 올렸다.
최윤희와 유현상은 절에서 올린 결혼식에 대해서 “우리가 결혼한 절이 조용필 형이 결혼했던 사찰”이라며, “친분 있으신 분한테 상의해서, 그 분이 해주셨다. 몇 시에 어디로 오라고 하셨다. 신문사 기자 분에게 부탁했는데 그 분이 특종을 해야 하니까 자기만 찍어 사진도 없다. 주신다고 했었는데 아직도 안 주시더라”라고 밝혔다.
유현상은 “아내에게 미안한 게 예복을 준비하고 면사포를 씌워줘야 하는데 그게 미안했다”라면서 여전히 아내에게 애틋하고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두 사람은 어렵게 결혼했지만 15년 동안 기러기 부부로 살아야 했다. 결혼한 지 33년 됐지만 같이 산 건 7년 정도라고. 아내가 아이들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갔고 15년 동안 떨어져 살아야 했다.
유현상은 “아내가 정말 고생 많이 했다”고 했다. 최윤희는 “수영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했는데 직장의 배려로 아이들과 함께 출근했다. 내가 일할 땐 아이들한테 돗자리 깔아주고 돗자리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했다”고 했다.
이어 “남자애 둘이 숙제하다 싸우고 그러면 직장에 못 나갈까봐 걱정되더라. 주말에는 수영장에서 시합이 있으면 아이들 데려가는데 맡길 데가 없어서 아침부터 애들 깨워서 시합장에 데려가면 아이들은 신나서 뛰어 노는데 물기가 많은 수영장이라 넘어질까 봐 겁나고 직장에 아이들 데려가는 것도 눈치 보이고 그랬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남편이 미국에 와도 일주일 정도밖에 못 있는다. 가는데 하루 오는데 하루 같이 있어야 하는 시간에도 시차 때문에 잠이 오니가. 남편이 떠나고 나면 많이 울었다. 침대에서 울고 있으면 작은 아들이 와서 ‘왜 울어요?’라고 물었다. 울게 두라고 했고 ‘왜 이렇게 떨어져 살아야 하나’ 했다”고 힘들었던 당시를 떠올렸다.
유현상은 “나는 온몸으로 울었다.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못 봤다. 아이들 졸업식도 못 가고 그랬다”고 속상해 했다.
그만큼 애틋한 두 사람. 이날 유현상은 김학래, 임미숙 부부와 식사를 하며 아내를 자상하게 챙겨줬다. 맛있는 음식을 덜어주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확인했다. 임미숙은 그런 유현상의 자상함을 부럽게 바라보기도 했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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