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에 세금 쓰지마"..이승환, '콘서트 강제취소' 구미시장에 억대 손배소[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4.12.25 06: 39

가수 이승환이 콘서트를 강제 취소한 김장호 구미시장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김장호 시장은 여전히 "안전이 우려돼 공연을 취소한 것"이라는 입장을 지켰다.
24일 이승환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해마루를 통해 "일방적이고 부당하게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관계약을 취소해 12월 25일 이승환 35주년 공연을 무산시킨 김장호 구미시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장호 구미시장은 23일 오전 구미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이승환의 콘서트를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고려해 취소한다"라고 밝혔다. 이승환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한데 더해 탄핵 촉구 집회에서 공연을 하자 구미 보수 단체에서 거센 반발을 했고, 이에 예측할 수 없는 물리적 충돌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대관을 취소한다는 입장이다.

이승환 X CJ문화재단 공동 프로젝트 '인디음악 활성화' 기자간담회가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정동 CJ아지트에서 열렸다.가수 이승환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pjmpp@osen.co.kr

실제 이승환은 19일 구미시청 앞에 걸린 구미 콘서트 취소 요구 현수막을 접한 뒤 "공연 당일 관객 안전을 위해 최선의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1일에는 법무법인 해마루를 통해 관객들에게 "인근에서 예정된 집회·시위에 일체 대응하지 말아달라", "집회·시위 등으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 법무법인 해마루로 알려달라. 공연 참석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한 법적 절차(민사소송, 형사고소 등)를 담당하겠다. 관련한 일체의 법률 비용은 이승환 씨께서 부담하실 예정"이라고 대응방침을 고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김장호 구미시장은 안전상의 문제를 이유로 콘서트를 취소했다. 그는 "이승환 측에 지난 20일 안전 인력 배치 계획 제출과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요청했지만, 이승환 법률대리인을 통해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반대의사를 밝혀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이승환은 구미시 측으로부터 받은 서약서를 공개하며 "대관 취소의 진짜 이유는 '서약서 날인 거부'였다고 보인다"고 반박했다. 사전에 관객들의 안전을 위한 방침과 현장 경호인력 증원에 대한 내용을 회관 측에 통지했기때문에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이승환이 공개한 서약서에는 "기획사 하늘이엔티 및 가수 이승환씨는 구미문화예술회관공연 허가 규정에 따라 정치적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는 조항이 적혀있었다. 이승환은 "대관규정 및 사용허가 내용에 전혀 존재하지 않는 '서약서 작성' 요구를, 그것도 계약 당사자도 아닌 출연자의 서약까지 포함해, 대관일자가 임박한 시점에 심지어 일요일 특정 시간(2024. 12. 22. 오후 2시)까지 제출하라 요구하며 ‘대관 취소’를 언급하는 것은 부당한 요구했다. 이에 저는 법무법인을 통해 2024. 12. 22. 회관 측에 서명의사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표현의 자유' 문제다. 창작자에게 공공기관이 사전에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는 문서에 서명하라는 요구를 했고, 그 요구를 따르지 않자 불이익이 발생했다. 안타깝고 비참하다. 우리 사회의 수준을 다시 높일 수 있도록 문제를 지적하고 바꾸겠다"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뒤 음악인선언준비모임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승환 콘서트 취소 사태와 관련 "노래를 막지 마라!"라며 긴급 성명문을 발표했고, 이승환은 "표현의 자유를 외치고 끝끝내 찾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후 이승환은 법무법인 공식입장을 통해 부당 취소로 경제적 손해를 입은 드림팩토리, 경제적 손해와 정신적 고통을 입은 이승환, 공연예매자 100명, 총 102명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피고는 김장호 구미시장 개인. 법무법인 측은 "지방자치단체로서의 구미시가 아니라 김장호 구미시장 개인의 위법한 불법행위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개인에게 배상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부디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 소송의 대응과 이후 배상에 세금을 사용하시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청구금액은 가수 이승환의 경우 1억, 공연예매장의 경우 1인당 50만원이다. 여기에 드림팩토리의 경제적 손해까지 더해져 총 청구액이 결정되며, 소송의 비용은 이승환이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이승환 측의 소송 공지에 김장호 구미시장도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구미시는 예술 공연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자 한 것이 아니다. 모든 예술 공연은 안전이 담보되는 상태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은 세상의 이치"라며 "구미의 공연장에서 양 진영 간, 혹은 시민단체와 관객 간에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시장으로서 규정에 따라 필요한 조치로서 '정치적 언급을 자제해 달라는' 취지의 서약서를 요청드린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는 25일 당일 집회를 예정한 시민단체에게 서약서를 통해 시위 자제와 이해 협조, 그리고 이승환 씨의 진정성을 보여줌으로써 안전을 담보하여서 화합의 공연을 도모하고자 했던 것"이라며 "구미시의 이러한 시민 안전에 대한 협조 요청에 가수 이승환 씨는 서약하지 않는 대신 본인의 SNS 등을 통해 '현수막 폰트 넘 무서워요', '티켓 상황이 가장 안 좋은 곳이었는데요 감사합니다. 보수 우익단체 여러분' 등 해석에 따라서는 시민단체에 조롱과 냉소로 비쳐질 소지가 다분한 언급으로 시민들과 관객들의 안전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를 본 대중들의 반응은 냉담한 상황이다.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이승환이 충분한 사전조치를 마련해 뒀음을 밝혔기 때문. 이런 가운데 같은 말만 반복하는 대처에 팬들 역시 유감을 표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공연을 단 이틀 앞두고 일방적으로 취소한 탓에 콘서트 관람을 위해 교통 및 숙박을 예매한 팬들과 예약 취소로 수많은 손실을 입게 될 업주들까지 피해가 막심한 바. 이에 팬들은 "어떻게 책임지실 거냐", "사비로 다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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