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서 LG 트윈스로 이적한 투수 최채흥(29)이 FA 보상선수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을까. 넓은 잠실구장, 새로운 팀이라는 변화는 동기부여가 될까.
LG는 삼성으로 FA 이적한 최원태(연봉 4억원)의 보상선수로 좌완 최채흥을 지명하고, 보상금 200%(8억원)를 함께 받기로 결정했다. 삼성은 최원태와 4년 최대 70억원(계약금 24억원, 연봉 합계 34억원, 인센티브 합계 12억원) FA 계약을 했다.
삼성은 A등급인 최원태를 영입하면서 보호선수 20명 외의 한 명을 내줘야 했다. 베테랑 오승환을 비롯해 주축 선수들과 특급 유망주를 보호하기에 20명 숫자는 부족했다.
2018년 1차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해 내년 시즌 30세가 되는 최채흥이 보호선수에서 빠졌다. 불과 4년 전에 11승을 거두며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군 제대 후 두 시즌 동안 부진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최채흥은 선발 풀타임 2년차인 2020시즌 재능을 꽃피우는 듯했다. 26경기에서 146이닝을 던지며 11승 6패 평균자책점 3.58, 탈삼진 123탈삼진을 했다. 리그 토종 투수들 중에서는 평균자책점 1위였다. 2021시즌 26경기(122⅓이닝) 5승 9패 평균자책점 4.56을 기록했고, 2022시즌을 앞두고 상무야구단에 입대했다.
2023년 6월 제대, 삼성에 돌아온 최채흥은 선발 복귀로 기대받았으나 전역 후 1년 반 동안 부진이 계속됐다. 제대 첫 해인 지난해 15경기에서 1승 7패 평균자책점 6.68에 그쳤다. 올해는 14경기에서 승패 없이 1홀드 평균자책점 6.30에 머물렀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진에 탈락하면서 주로 불펜 투수로 던졌다. 두 시즌 연속 평균자책점이 6점대로 불안했고, 이전의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못한 이유였다.
제대 후 부진하자, 삼성은 최채흥을 2020년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해 공을 들였다. 최채흥은 2023시즌이 끝나고, 그해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드라이브라인 훈련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왔다.
드라이브라인은 바이오 메카닉스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으로 선수 몸에 센서를 부착해 투구 시 최적의 움직임을 도출해낸다. 투수의 구속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칭 모션과 투구 동작을 데이터베이스화 한 뒤 적합한 훈련법을 배워 오기도 했다.
또 올해 2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부진하자, 또 해외 교육 프로그램 받기도 했다. 삼성은 최채흥을 미국 투수 아카데미에 단기 유학을 보내며 부활시키려 했다. 최채흥은 3월에 한 달간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푸시 퍼포먼스 베이스볼 센터에서 개인 훈련을 받는 특별한 기회를 받았다.
시즌이 끝나고 비시즌에 최채흥을 위한 3번째 특별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삼성에 계속 남았더라면, 호주야구리그(ABL)에 파견을 갈 계획이었다. LG가 보상선수로 데려가면서 3번째 프로젝트는 무산됐다.
최채흥은 2023년 6월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해 올해까지 1년 반 동안 29경기 83⅓이닝 평균자책점 6.59로 부진했다. 그런데 잠실구장에서는 6경기 24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65로 괜찮은 기록을 보였다. 넓은 잠실구장의 장점을 누린 것으로 보인다. LG로 이적해 반등을 기대할만한 긍정적인 지표다.
LG는 최채흥의 2020시즌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예전 구위를 회복한다면, 비어있는 5선발로 제격이다. LG는 내년 시즌 외국인 투수 에르난데스, 치리노스와 토종 임찬규, 손주영까지 1~4선발은 확정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