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안영미가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참사 속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하며 결국 눈물을 보였다.
안영미는 30일 MBC FM4U ‘두시의 데이트 안영미입니다’ 오프닝을 진행하며 안부에 대한 멘트를 했다. 오프닝에서 안영미는 “사람이건 일이건 때를 놓치지 말고 사랑한다 고맙다 말해야 한다. 후회없이 매일을 살아가는 거 남은 우리가 하는 최선일 거다”며 끝내 눈물을 참지 못하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한 청취자가 “21년생 내 아들이 김밥 먹고 싶다고 해서 김밥 말다가 오프닝 멘트를 듣다가 울었다. 희생자 중에 21년생 아기가 있었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이에 안영미는 “그 뉴스를 보고 너무 가슴이 아프더라”라고 했다.
또한 “같이 울어줘서 고맙다”, “슬플 때 참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라는 청취자들의 말에 안영미는 “여러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여러분에게 웃음을 드리는 사람이고 여러분도 힘이 안날 텐데 내가 힘을 드려야 하는 위치고 입장인데 나도 아이의 엄마이다 보니까 뉴스를 보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더라”라고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데 여러분께 힘을 못 드려서 죄송하다. 세상을 떠난 분들께 명복을 빕니다. 고통 속에 있을 유가족에게도 위로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당분간 노래로 소통하자”라는 청취자의 말에 안영미는 “긴 말보다 노래가 위로가 될 것 같다”라고 했다. 또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영미 씨 덕에 위로받았다”라는 사연에는 “오늘만 울겠다. 지금은 뚝 그쳤다. 안 울 거다. 여러분도 오늘까지만 슬퍼했으면 좋겠다. 내일부터 또 힘내야죠”라고 했다.
“가족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야겠다”는 청취자의 사연에 안영미는 “늘 매일 반성하고 후회하고 연속이다. 나도 고등학교 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그 뒤로 후회의 연속이었다. 엄마한테 꼭 잘해야지 후회되는 일 하지 말아야지 했는데 여전히 싸우고 여전히 똑같다”고 했다.
한 청취자가 “어제 4살 첫째가 ‘다 같이 저녁 먹으니까 좋아요’ 뭔가 아는 것처럼 그러더라. 죄송한 마음도 들었다”라고 하자 안영미는 아이 얘기에 또 눈물을 힘겹게 참으며 “나도 그 마음이 뭔지 알 것 같다. 어제 오랜만에 남편이랑 아들이 모였는데 그냥 그런 마음이 들더라. 이렇게 우리가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죄송하고 그런 마음이 들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여러분이 그런 마음이 아닐까 싶다. 미안하기도 하고 가족에게 고맙기도 하고 그렇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안영미는 방송 내내 눈물을 보였고 이에 청취자들이 안영미를 위로했다. 안영미는 “내가 여러분들을을 위로해드려야 하는데 내가 위로를 받고 있어서 너무 부끄럽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정신 차리고 본분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청취자의 사연에 눈물을 보이며 “유가족의 마음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겠냐”라고 했다.
또한 “앞으로 소소한 것들을 나누며 살아야겠다”는 청취자들의 말에 안영미는 “앞으로라도 많이 나누면서 살자. 엘리베이터나 경계할 필요 없이 웃으면서 인사하고 그렇게 지내자”라고 했다.
이날 방송은 청취자들의 사연과 신청곡으로 이뤄졌는데 안영미는 “DJ를 오래 하지 않았지만 오늘 비로소 느낀 게 있다. 이렇게 가사에 집중한 적이 있었나. 모든 노래가 다 슬프게 느껴진다”며 “많은 걸 느끼는 하루다. 가끔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하루하루에 무료함을 느꼈던 내게 많은 걸 반성하게 된다. 욕심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욕심이 많구나라는 걸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안영미는 “같이 슬퍼해주는 것 그게 가장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말을 해본다”고 전했다.
안영미는 “오늘 마음이 많이 흐렸을 것 같다. 천천히 해가 떴으면 좋겠고 해가 뜨더라도 흐렸던 오늘을 잊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며 “오늘 내가 감정을 울컥 울컥 해서 내가 웃음을 드려야 하는 직업인데 나 때문에 눈물 흘린 분들이 많아서 너무 죄송스럽다. 오늘까지만 울기로 하자. 내일은 힘내서 힘을 드릴 수 있는 DJ가 되겠다”고 진행을 마무리 했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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