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SEN=이선호 기자] 프로야구 최고의 선물이었다.
KIA 타이거즈 천재타자 김도영(21)의 등장은 2024 최고의 뉴스였다. 21살의 젊은 나이에 KBO리그를 지배하는 타자가 됐다. 압도적인 기량과 성적으로 아이돌 스타 못지 않는 사랑을 받았다. 팬들은 야구장에 몰려들었고 사상 최초로 1000만 관중을 돌파하는 신기원을 이루었다. 김도영은 그 중심에 있었다.
신인 시절 힘겨운 출발을 딛고 각고의 노력을 통해 대폭발을 준비한 결과였다. 신인 시절 2022 시범경기 타격 1위에 올라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야구천재 이종범의 후계자라는 평가가 뒤따랐고 팬들의 기대를 부풀렸다. 그러나 LG 트윈스와의 개막 2연전에서 무안타의 실패를 맛봤고 부진을 예고했다. 결국 전반기 타율 2할2푼에 그쳤다.
자신만의 타격이 정립되지 않았다. 볼을 쫓아다니는 전형적인 2할 타자였다. 어린 나이인데도 실패에서 실마리를 찾아냈다. 전반기 경험을 바탕 삼아 후반기부터는 적응 조짐을 보였다. 자신의 타격포인트를 찾기 시작했다. 좋은 타구들이 많아졌다. 8월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상승세를 잇지 못했지만 후반기 타율 2할8푼2리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비시즌 기간과 스프링캠프에서 탄탄한 준비를 거쳐 2023시즌 리그 사냥을 예고했다. SSG 랜더스와 개막전 2연에서 4안타를 터트렸다. 그러나 2경기만에 3루를 돌다 발등 골절상의 불운을 겪었다. 두 번째 부상은 또 한 번의 변화의 가져왔다. 종아리 부상으로 개막부터 이탈한 나성범의 벌크업 수제자에 입문한 것이다. 매일 함께 재활훈련을 하며 열심히 기구를 들었다.
근육이 붙으면서 몸이 몰라보게 단단해졌다. 몸의 변화는 타구의 변화로 이어졌다. 6월말 복귀 이후 장타가 증가했다. 홈런을 물론 좌우중간 깊숙한 타구들이 심심치 않게 나왔다. 7홈런과 2루타 20개, 3루타 5개를 터트리며 2022시즌 3할6푼2리에 그쳤던 장타율이 4할5푼3리로 늘었다. 규정타석에 미치지 못했으나 타율 3할3리, OPS(장타율+출루율) .824의 성적으로 도약했다.
부상이 또 한 번 찾아왔다. 11월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챔피언십(APBC) 대회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1루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좌측 엄지 인대 파열 및 견열골절 진단을 받았다. 재활 4개월짜리 큰 부상이었으다. 비시즌 기간을 재활로 보냈고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량도 부족했다. 프리배팅도 2월28일 처음으로 시작해 캠프 막판 실전에 대주자로 나서는 정도였다.
그럼에도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더니 개막전에 출전했다. 첫 출발은 부진했다. 개막 이후 6경기에서 1할5푼4리에 불과했다. 이범호 감독은 개의치 않고 "4월에는 잘 할 것이다"며 계속 기용했고 대적중했다. 4월1일 KT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더니 무섭게 치고 올라갔고 홈런이 펑펑 터지기 시작했다. KBO리그 최초의 월간 10홈런-10도루 대기록을 만들었다.
기술적으로는 손목 사용을 줄였고 확실한 타격존을 설정했다. 부상과 부진, 회복 과정을 거치며 멘탈까지 완벽해졌다. 프로 3년째를 맞아 특유의 스윙 스피드와 파워까지 접목되면서 대폭발 했다. 전반기 20홈런-20도루 달성, 내추럴사이클링히트, 30홈런-30도루까지 검침없이 달렸다. 단일 시즌 최다득점(143점) 신기록도 세웠다. 40홈런-40도루까지 도전했으나 홈런 2개가 부족했다. 시즌 타율 3할4푼7리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OPS 1.067의 압도적 성적을 냈다. 프리미어12 대회에서도 3홈런을 터트리며 국가대표 간판타자로 발돋음했다.
성적에 따른 댓가도 달콤했다. 정규시즌 MVP와 골든글러브 3루수 수상, 연말 각종 시상식의 대상을 독식했다. 특히 2025 연봉도 1억 원에서 급상승, 5억 원 이상이 확정적이다. 구단은 김도영 덕택에 최다관중 동원(125만명)과 역대급 유니폼 판매 수익을 올렸다. 김도영도 역대급 초상권 수입을 올렸다. KIA는 7년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고 36년만에 광주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루었다. 프로야구는 출범 최초로 1000만 관중을 달성했다. 모두에게 김도영은 선물이었다. /sunny@osen.co.kr
정확하게는 공격수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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