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것은 신영우가 호주에서 좋은 모습을 스프링캠프까지 그대로 갖고 오는 것이다. 제일 기대하고 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의 선발진 구상에서 가장 기대를 모은 선수는 이제 올해로 3년차 시즌을 맞이하는 ‘영건 파이어볼러’ 신영우(21)였다. 그런데 이호준 감독의 구상과 꿈이 산산조각 날 위기에 처했다.
NC는 7일, ‘신영우 선수가 호주프로야구 멜버른 에이시스와의 경기 선발 등판한 뒤 우측 팔꿈치에 미세한 불편함이 발생했다’라며 ‘현재 휴식 및 관리를 통해 투구는 가능하지만 무리하게 투구를 진행하는 것보다는 한국으로 조기 귀국한 뒤 정확한 진단 및 케어를 받고 대만 2차 스프링캠프를 준비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8일 귀국한 뒤 병원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더 신영우는 지난해 후반기부터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여줬다. 최고 155km를 던지는 파이어볼러로 기대를 모았는데 지난해 퓨처스리그 14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4.84(48⅓이닝 26자책점), 68탈삼진, 40볼넷의 기록을 남겼다. 9이닝 당 12.7개의 탈삼진을 뽑아냈고 피안타율 1할9푼을 기록하며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였다. 9이닝 당 7.5개의 볼넷을 내줬지만 점점 개선되고 있었다.
이후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과의 교류전, 교육리그 성격의 울산-KBO Fall League리그에서 호투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프리미어12 대회에 참가하는 쿠바 대표팀을 상대로 5이닝 2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기도 했다.이 기세를 호주까지 이어갔다. 호주프로야구에서는 7경기 선발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3.45(31⅓이닝 12자책점), 41탈삼진, 20볼넷, 피안타율 2할1푼1리, WHIP 1.37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마이너리그 유망주와 일본프로야구 유망주 등 비교적 한 차원 높은 타자들을 상대하면서도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9이닝 당 11.8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한국에서 보여준 탈삼진 능력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9이닝 당 5.7개의 볼넷을 내줬다.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점진적으로 제구력이 나아지고 있었다.
신영우는 호주프로야구 데뷔와 동시에 3경기 14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화려한 피칭을 선보였다. 1라운드 브리즈번 밴디츠와의 경기에서 4이닝 3볼넷 8탈삼진 무실점 노히터 피칭을 펼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2라운드 시드니 블루삭스전 5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3라운드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전 5이닝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다시 노히터 피칭을 펼쳤다.
이후 4라운드 멜버른 에이시스전 4이닝 10피안타(1피홈런) 3볼넷 7탈삼진 9실점(7자책점) 으로 부진했지만 5라운드 캔버라 캐벌리전 5이닝 3피안타 4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고 6라운드 브리즈번전은 4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후 이상징후가 보였다. 신영우는 7라운드 등판을 건너뛰었다. 그리고 8라운드 멜버른전 4이닝 4피안타 3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뒤 팔꿈치 통증으로 조기 귀국을 했다.
구단은 미세한 통증이라고 했지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182cm 84kg으로 투수 치고는 크지 않은 체구다. 그런데 150km 초중반의 강속구를 던진다. 몸이 유연하다고 하더라도 팔꿈치를 비롯한 몸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일단 구단은 통증을 확인한 뒤 빠르게 귀국시켰다. 호주프로야구에서 완주를 하고 미국 애리조나 1차 캠프보다는 2차 대만 캠프에 합류를 계획했는데, 이 계획이 변동됐다. 무엇보다 이호준 감독의 선발진 구상이 틀어질 위기다. 장밋빛 전망을 하면서 미래를 낙관했지만, 고민스러운 상황으로 변했다.
이호준 감독은 지난해 11월, “사실 베스트는 우리 (신)영우가 호주에서 좋은 모습을 그대로 스프링캠프까지 갖고 오는 것이다. 그 모습을 상상 한 번 해보세요”라면서 “여기에 김영규와 신민혁, 그리고 영우가 정상적으로 선발진에 들어가면 굉장히 아름다운 선발진이 나올 것 같다. 연패에 빠질 확률이 더 떨어지는 선발진이 될 것 같다”라고 웃기도 했다.
최근 신년회 자리에서도 신영우의 등판을 챙기고 있다고 언급하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영상으로 확인하고 있다. 호주에서 던진만큼만 해주면 우리가 생각했던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발로 쓸 것인지 편한 위치에서 공을 던지게 할 것인지 코치진과 기대하고 있다. 최악과 최고의 모습 모두 생각해야하기 때문에 아직 물음표다. 선발로 쓸 것인지 편한 위치에서 공을 던지게 할 것인지 코치진과 상의할 것이다”라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면서도 “제일 기대하고 믿고 있다. 선발진이 고민이기 때문에 신영우 선수가 들어와준다면 해소가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호주프로야구 완주에 실패했고, 최악의 경우 당장 선발진 구상에서 제외되고 수술을 받을 수도 있다. 당장 선발 후보군 중 신민혁과 김태경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고, 김영규도 지난해 팔꿈치와 어깨 통증으로 고생했고 다시 몸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런데 신영우까지 팔꿈치 통증 악재까지 발생했다.
안 그래도 선발진이 가장 고민이라던 이호준 감독이다. 그런데 스프링캠프 시작도 전에 고민거리가 늘어나게 됐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