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과 양민혁(18, 이상 토트넘) '투샷'이 잡혔다.
토트넘은 8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선수들의 실내 훈련 영상을 공개했다. 21초 분량의 영상에는 '한국인 듀오' 손흥민과 양민혁이 함께하는 모습이 담겼다. 몸을 풀고 있는 양민혁에게 손흥민이 다가가 가벼운 장난을 치며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두 선수는 훈련도 나란히 진행했다. 매트에 누운 상태로 대화를 나누며 스트레칭을 함께한 뒤, 밸런스볼을 활용한 코어 운동을 2인 1조로 수행했다. 손흥민은 후배 양민혁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격려하는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2030년까지 계약을 맺은 양민혁은 지난 달 16일 토트넘에 합류했다. 양민혁은 국제 이적 승인과 워크퍼밋을 받은 뒤 올해 1월1일부터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지도 아래 토트넘 선수들과 함께 훈련에 임하고 있다.
양민혁의 적응 속도를 살핀 뒤 토트넘은 그를 그라운드로 내보낼 계획이다.
양민혁은 토트넘 명단에 등록된다면, 오는 4일 열리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홈 경기부터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가 비교적 약체로 평가되는 탬워스와의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 맞대결(12일)에 그가 나설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탬워스는 5부 리그 팀이다.
강릉제일고에 재학 중이던 양민혁은 2023년 12월 29일 준프로 신분으로 K리그1 강원 FC에 입단한 후 빠르게 주전 선수로 자리잡았다.
그는 개막전 제주와 경기에서 만 17세 10개월 15일의 나이로 구단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웠다. 더 나아가 데뷔 35초 만에 도움을 기록했다.
2라운드 광주 FC와의 경기에선 득점을 하며 K리그1 최연소 득점 기록도 세웠다.
데뷔 시즌 동안 38경기에서 12골과 6도움을 기록하며 눈부신 활약을 보인 그는 2024년 7월 토트넘과 계약을 맺었다.
손흥민은 지난달 19일 영국 스탠다드와 인터뷰에서 토트넘 후배가 된 양민혁에 대해 "그에게 부담을 주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양민혁은 K리그 첫 시즌에 12골과 많은 도움을 기록했고, 밝고 두려움이 없는 선수"라며 "축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에도 손흥민은 양민혁을 언급했다. 당시엔 프리미어리그가 쉽지 않다고 조언했다. 언어, 문화, 신체적 적응 등 다양한 부분에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윙어로서 손흥민과 포지션이 겹치는 양민혁은 ‘제2의 손흥민’으로 불리곤 한다.
손흥민은 웃으며 “양민혁이 좋은 선수가 되도록 도울 것이지만, 내 자리를 (그냥) 내줄 생각은 없다”며 자신의 위치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나도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손흥민이 토트넘과 1년 더 계약 기간을 연장하면서, 양민혁과 함꼐할 시간은 많아졌다.
토트넘은 7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쏘니(손흥민 애칭)의 계약이 연장됐다. 우리는 손흥민의 계약을 2026년 여름까지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발동하게 됐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라고 알렸다.
손흥민은 구단 채널을 통해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운을 뗀 뛰 “나는 토트넘과 이곳에서 뛴 시간들을 사랑한다. 10년을 함께 했다. 1년 더 연장 한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모든 선수들이 오고싶어 하는, 꿈꾸는 곳이다. 어린이들이 꿈꾸는 곳이기도 하다”라고 팀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드러냈다.
‘캡틴’ 손흥민은 책임감이란 단어도 꺼냈다. 앞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주장이란 임무를 더 잘 수행해겠단 뜻이다.
그는 “주장에게는 책임감이 따른다. 항상 한발 더 앞서 나가야 하고, 본을 보여야 한다. 늘 올바른 일을 해야 한다. 때론 부담되고 힘들 때도 있지만 스스로 늘 그런 것을 요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토트넘이 리그 중위권에 머물고 부상 병동에 시달리는 등 시련이 많다. 손흥민은 "힘든 시간이 올 때면 바닥을 치고 다시 날아오는 때가 반드시 온다고 생각한다. 우린 다시 올라갈 때”라며 “나쁜 시간 뒤엔 반드시 좋은 시간이 다가오기 마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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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토트넘 소셜 미디어 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