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장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후보가 묵묵히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원래 8일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선거를 하루 앞두고 법원에서 허정무 후보가 대한축구협회(KFA)를 상대로 낸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며 전면 중단됐다.
앞서 허 후보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외치며 회장 선거를 금지해달라고 가처분을 신청했다. 그는 선거운영위원회 미공개와 제3자 참관인 없이 진행된 선거인 추첨, 선거인 21명 제외 등에 문제를 제기했다.
법원은 허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사건 선거에는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KFA는 선거를 관리·운영하는 위원회의 위원으로 위촉된 사람이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아 선거의 선거일 무렵까지 위원회가 정관 및 선거관리규정에 부합하게 구성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라며 "선거인단 194명 중 80%를 초과하는 160명이 선거관리규정에 따라 추첨으로 구성되고 선거인단 추첨의 공정성·투명성이 채무자의 회장 선출에 회원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기 위한 핵심적인 부분에 해당한다"라고 지적했다.
허 후보의 문제제기가 받아들여진 것. 재판부는 "KFA는 선거인단 추첨 당시 출마를 희망하는 예비 후보자나 대리인이나 중립적인 제3자를 참여시키는 등으로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실제 선거인단 추첨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이루어졌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협회장 선거는 언제 열릴지 알 수 없게 된 상황. 다가오는 13일 만 70세가 되는 허 후보의 출마 자격과 문제점 시정 등을 두고 여러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혼란 속에서 정몽규 후보가 입을 열었다. 그는 "금일 예정되었던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회장선거금지 가처분 인용으로 열리지 못했다. 재판부의 결정을 존중하며, 제기된 절차상 하자를 보완하여 조속히 선거가 실시되기를 선거운영위원회에 요청드린다. 저 또한 향후 선거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는 방법과 일정에 따라 규정을 준수하며 선거에 변함없이 매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멀리서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어제 출발하신 분들을 비롯해, 오늘을 위해 일정을 조정하셨던 많은 분들이 불편을 겪으신데 대해 후보자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한 마음이다. 많은 축구인 여러분의 지지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지지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몽규 후보는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는 축구로 하나가 되었다. 축구인들이 다시 원팀이 되고 상황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