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남성을 맥주병으로 폭행하고, 음주운전을 한 프로야구 레전드 출신 정수근(48)이 1심에서 징역2년 법정구속됐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2단독(부장판사 최영은)은 지난 8일 특수상해·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정수근에게 징역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정수근은 지난 2023년 12월 21일 밤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남성 A씨의 머리를 맥주병으로 폭행해 다치게 했다. 정수근은 당시 지인 소개로 처음 만난 A씨에게 “3차를 가자”라고 제안했고, 이를 거절당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정수근의 폭행으로 머리 부위가 찢기는 부상을 당했다.
정수근은 사건 직후 A씨에게 전화와 문자를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A씨는 정수근의 처벌을 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수근은 이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도중 음주운전까지 적발됐다. 당시 그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64%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검찰은 작년 12월 결심공판에서 정수근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정수근 측은 “정수근이 당시 우울증과 불면증 약을 복용 중이라 부작용으로 인해 사건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판단력을 잃었다”라고 변론했지만, 재판부는 동종전과가 수차례 있음에도 또 다시 범행, 사회 격리가 필요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최영은 부장판사는 "특수상해죄는 행위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 누범기간 중 범행을 반복하고 있고, 동종전과가 수회 있음에도 성행을 고치지 않고 재범했다라며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지는 못했지만,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라고 밝혔다.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지난 1995년 OB(현 두산)에 입단한 정수근은 2009년 은퇴할 때까지 15시즌 통산 1544경기 타율 2할8푼 1493안타 24홈런 450타점 866득점 474도루로 활약했다. 1998~2001년 리그 최초로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했고, 두 차례의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1999, 2001년)를 품었다.
정수근은 2003시즌을 마치고 롯데와 6년 40억6000만 원에 FA 계약하며 리그 최초 6년 장기계약의 역사를 쓰기도 했다.
정수근은 2008년 7월 술에 취한 채 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한 혐의로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고, 롯데의 임의 탈퇴 및 KBO 무기한 실격 처분 중징계를 받았다.
자숙의 시간을 가진 정수근은 2009년 6월 징계에서 해제됐지만 몇 달 뒤 부산에서 또다시 음주 소동 논란에 휘말리며 은퇴를 결정했다.
정수근은 은퇴 후 야구 해설위원으로 잠깐 활동했지만 무려 5차례의 음주운전으로 실형을 선고받으며 1년 옥살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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