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관심을 보였던 쿠바 출신 내야수 요안 몬카다(30)가 메이저리그에 잔류했다. 500만 달러에 LA 에인절스로 가면서 ‘역대급 FA 먹튀’ 앤서니 렌던(35)는 주전 자리를 잃게 됐다.
미국 ‘뉴욕포스트’ 존 헤이먼 기자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몬카다는 에인절스의 주전 3루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상이 잦은 렌던의 역할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헤이먼 기자는 전날(7일) 몬카다가 에인절스와 1년 500만 달러(약 73억원) FA 계약에 합의했다고 알린 바 있다.
몬카다는 지난해 11월 1~2일 프리미어12 쿠바 대표팀 소속으로 고척돔에서 열린 한국과의 평가전에 2경기 연속 2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각각 3타수 무안타 1삼진, 3타수 1안타 1삼진를 기록한 몬카다는 당시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계약이 종료돼 FA로 풀린 상태였다.
공식 인터뷰에서 몬카다는 “아직 한국 팀들의 제의는 받지 못했지만 한국과 아시아리그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열린 마음을 드러냈다. 최근 3년 연속 잦은 부상 때문에 가치가 크게 떨어졌지만, 지난해까지 연봉(2480만 달러)이 워낙 비쌌던 선수라 한국행 가능성은 현실적이지 않았다.

프리미어12 B조 한국전에도 2번 타자 3루수로 나온 몬카다는 2타수 무안타 1사구를 기록했다. 5회 소형준의 공에 손을 맞고 교체된 바 있다. 프리미어12에선 4경기 타율 1할4푼3리(1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별다른 활약이 없었지만 미국에서 은근히 수요가 있었다. 해를 넘겨 시카고 컵스, 시애틀 매리너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뉴욕 양키스와 연결이 되더니 에인절스와 1년 500만 달러 단기 계약에 성공했다. 부상만 아니라면 충분히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쿠바 특급 유망주 출신 스위치히터 내야수 몬카다는 2015년 2월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하며 미국에 왔다. 당시 기준 국제 아마추어 최고 계약금 3150만 달러를 받았다. 보스턴은 국제 아마추어 계약 보너스풀 한도를 넘어 100% 사치세를 물면서까지 몬카다를 영입했다. 사치세 포함 몬카다 영입에 쓴 비용만 무려 6300만 달러. 그만큼 대단한 재능을 인정받았다.
2016년 9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8경기만 뛰고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됐다. 시즌 후 보스턴이 특급 투수 크리스 세일을 받으면서 몬카다와 투수 유망주 마이클 코펙을 트레이드 카드로 썼다. 2016~2017년 베이스볼 아메리카 유망주 랭킹 전체 3위, 2위에 올랐던 몬카다는 2018년부터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 132경기 타율 3할1푼5리(511타수 161안타) 25홈런 79타점 OPS .915로 활약하며 잠재력을 터뜨렸고, 시즌 뒤 화이트삭스와 5년 70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 144경기 타율 2할6푼3리(520타수 137안타) 14홈런 61타점 OPS .787로 화이트삭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지만 그 이후 부상의 늪에 빠졌다. 복사근 염좌, 햄스트링 긴장, 허리 염증, 내전근 염좌 등 부상이 계속되며 2022년 104경기, 2023년 92경기, 지난해 12경기로 3년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해에도 4월 중순 내전근 부상으로 5개월 공백을 가졌다. 잦은 부상 때문에 메이저리그 잔류가 가능할까 싶었지만 에인절스가 단기 계약으로 몬카다를 잡았다.
몬카다가 에인절스로 오면서 ‘FA 먹튀의 대명사’ 렌던도 주전 자리를 박탈당했다. 예고된 일이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페리 미나시안 에인절스 단장이 “렌던에게 주전 자리를 보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이번 오프시즌 케빈 뉴먼, 스캇 킹어리, J.D. 데이비스에 이어 몬카다까지 3루 수비가 가능한 내야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2019년 시즌을 마친 뒤 7년 2억4500만 달러 대형 FA 계약을 한 렌던은 에인절스에서 5년간 팀의 708경기 중 257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경기 출장률 36.3%, 최악의 ‘유리몸 먹튀’로 전락했다. 지난해 57경기 타율 2할1푼8리(206타수 45안타) 무홈런 14타점 OPS .574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고, 이제는 백업으로 전락하게 됐다. 그럼에도 올해와 내년 각각 3857만 달러 잔여 연봉을 그대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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