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기회 놓쳤다" 손흥민 통한의 빅찬스미스...토트넘, 빌라 원정 1-2 완패→FA컵도 탈락→무관 가능성 커졌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2.10 09: 02

토트넘 홋스퍼가 또 탈락을 피하지 못했다. 손흥민(33)도 빅찬스미스로 고개를 떨궜다.
토트넘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FA컵 4라운드(32강)에서 아스톤 빌라에 1-2로 패했다.
이로써 순식간에 두 개의 컵대회에서 탈락한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지난 7일 열린 카라바오컵(EFL컵) 준결승 2차전에서도 리버풀에 0-4로 대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안방에서 열린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도, 안필드 원정에서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이날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손흥민, 마티스 텔-데얀 쿨루셉스키-마이키 무어, 로드리고 벤탄쿠르-루카스 베리발, 제드 스펜스-아치 그레이-케빈 단소-페드로 포로, 안토니 킨스키가 선발로 나섰다. 
빌라도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도니얼 말런, 제이콥 램지-모건 로저스-레온 베일리, 유리 틸레만스-존 맥긴, 뤼카 디뉴-부바카르 카마라-에즈리 콘사-안드레스 가르시아,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선발 명단을 꾸렸다.
빌라가 경기 시작 1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로저스가 중원에서 압박을 벗겨내고 왼쪽 뒷공간으로 패스를 찔러넣었다. 공을 받은 램지는 그대로 왼발 슈팅을 날렸고, 공은 골키퍼 손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토트넘은 이후로도 빌라의 강한 압박에 고전하며 휘청였다. 좀처럼 슈팅 기회도 잡지 못했다. 빌라는 전반 20분 램지의 슈팅으로 다시 한번 토트넘 골문을 겨냥했으나 빗나갔다.
손흥민이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전반 23분 역습 기회에서 무어가 우측 공간으로 질주한 뒤 반대편으로 정확한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박스 안으로 쇄도하던  손흥민이 이를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정면으로 향하면서 골키퍼에게 막히고 말았다.
골대가 빌라의 추가골을 가로막았다. 전반 28분 베일리가 성큼성큼 전진한 뒤 왼발 슈팅을 날렸고, 킨스키가 막아냈다. 흘러나온 공을 램지가 다시 슈팅했으나 골포스트를 때렸다. 전반은 빌라가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토트넘은 후반에도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계속해서 뒷공간을 노출하며 위기를 맞았다. 후반 12분에도 램지에게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내줬지만, 킨스키의 선방으로 겨우 추가 실점을 피했다.
고전하던 토트넘이 결국 두 번째 골을 허용했다. 후반 20분 말런이 박스 오른쪽에서 골문 쪽으로 강하게 패스했고, 토트넘 수비가 멀리 걷어내지 못했다. 흘러나온 공을 로저스가 손쉽게 밀어 넣으며 2-0을 만들었다.
토트넘은 이후 공세를 펼쳐봤지만, 후반 32분 단소의 골문 앞 슈팅이 옆으로 빗나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추가시간 만회골이 나왔다. '임대생' 텔이 쿨루셉스키의 얼리 크로스를 받아 득점하며 2-1로 추격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토트넘은 마지막까지 동점골을 노려봤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끝내 토트넘은 한 골 차로 무릎 끓으며 FA컵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반대로 빌라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FA컵 16강 무대를 밟게 됐다.
주장 손흥민의 부진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은 그는 빅찬스미스를 1회 기록하며 팀을 구해내지 못했다. 후반 5분에도 쿨루셉스키의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받아 득점 기회를 잡는가 싶었지만, 마지막 슈팅이 라마어 보하르더의 끈질긴 태클에 막히고 말았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날 손흥민은 90분을 뛴 선수 중 가장 적은 볼터치(23회)를 기록했고, 기회 창출 1회, 패스 성공 8회(8/9), 막힌 슈팅 2회, 유효 슈팅 1회, 크로스 성공 0회에 그쳤다.
영국 현지에서도 혹평이 쏟아졌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팀 내 최저 평점인 4점을 부여했다. 매체는 "전반 무어의 패스를 받아 무방비 상태의 마르티네스를 향해 슈팅했다. 후반 초반 또 다른 슈팅은 수비에 막혔다. 토트넘은 중요한 순간 주장 손흥민의 결정적 활약이 필요했지만, 그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익스프레스' 역시 손흥민에게 평점 4점을 매겼다. 킨스키, 그레이, 무어, 벤탄쿠르와 함께 가장 낮은 점수였다. 매체는 "토트넘은 주장으로부터 더 많은 걸 필요로 한다. 손흥민은 감독 덕분에 무임승차하는 것 같다. 10대 무어는 전반전 비난받았고, 후반전엔 헌신적이었다. 다른 선수들은 포스테코글루에게 공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손흥민도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은 손흥민에게 벤탄쿠르(1점) 다음으로 낮은 평점 1.5점을 줬다. 매체는 "손흥민은 무어가 떠먹여준 황금 동점골 기회를 놓쳤고, 남은 경기 동안 자신감이 부족해 보였다. 그는 사실상 두 번째 기회를 허용하지 않은 빌라 수비진에 의해 사라졌다. 드리블을 헛된 일이었고, 열망은 존재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한때 황금빛으로 빛났던 명성을 더럽히고 있고, 그의 몰락은 날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손흥민이 불쌍해지기 시작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 후 '토트넘 전설' 저메인 데포는 "너무 쉬웠다. 더 접촉하고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정말 실망스러웠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골키퍼로 활약했던 조 하트는 "토트넘이 누구인지 다시 깨닫게 됐다. 토트넘은 모든 것에 반쯤 헌신했다. 그들은 잘하고 싶지만, 조금은 두려움 속에서 뛰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최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번에도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더 선'은 "포스테코글루는 FA컵에서 탈락해도 해고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포스테코글루는 빌라전에서 대패해야만 레비 회장에게 경질될 것"이라고 전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1점 차 패배인 만큼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BBC'와 인터뷰에서도 경질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실제로 변한 건 없다. 이제 주중 경기가 없는 몇 주를 보내게 된다"라며 "이 그룹은 두 달 반 동안 믿을 수 없는 일을 해냈다. 그들을 충분히 칭찬할 수가 없다. 11월부터 일주일에 두 경기를 치렀다. 이제 리셋하고 시즌을 힘차게 마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외쳤다.
또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유로파리그는 여전히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아직도 좋은 위치에 있다. 앞으로 2주간 몇 명의 선수를 다시 얻길 바란다. 오늘 11명의 1군 선수가 뛰지 못했다. 그러면 어떤 팀이든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우린 두 달 반 동안 그렇게 해왔다"라며 "선수들은 나가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고 있다. 도움이 된다면 훨씬 더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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