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는 전세계의 야구 팬들을 생각했다. 오타니의 마음 씀씀이는 한국과 일본, 대만의 야구팬들을 모두 헤아렸다. “한국보다 10배 더 기대된다”라는 팀 동료 프레디 프리먼의 발언과 달랐다.
오타니는 14일 일본 도쿄돔 호텔에서 열린 도쿄 개막시리즈 기자회견에 참석해 각오와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 열리는 개막시리즈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가한 오타니는 “정말 기대하고 있다. 일단 시차 적응하는데 전념하고 있다”라고 웃은 뒤 “우선 이 시리즈를 멋진 경기들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컵스에는 이마나가와 스즈키 선수가 있다. 일본 팬들이 일본 선수들의 활약상을 직접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일본 선수 외에도 모두 개성을 갖춘 세계적인 선수들이 플레이를 하게 된다. 강한 파워와 빠른 스피드를 즐길 수 있다면, 팬들도 더 재미있게 메이저리그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도쿄 개막시리즈를 맞이하는 소감을 전했다.

메이저리그는 세계화를 위해 일본, 멕시코, 영국 등 세계 각지에서 정규시즌 경기를 치르고 있다. 지난해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도 개막시리즈가 열리기도 했다. LA 다저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일본까지, 2년 연속 태평양을 건너서 개막시리즈를 치르고 있다. 일본 ‘데일리스포츠’에 따르면 ‘이날 기자회견 장에는 약 20대의 TV 카메라와 5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큰 관심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이 자리에는 대만 취재진도 참석했다. 대만 취재진은 ‘향후 대만에서의 메이저리그 개최가 적합하다고 보는지’라고 오타니에게 물었다.
이에 오타니는 넓은 마음 씀씀이를 보였다. 그는 “물론 대만에서의 개최도 적합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훌륭한 나라의 팬들 앞에서 야구를 할 수 있는 것 자체로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번에는 일본에서 개최했고 작년에는 한국에서 개막전이 열렸다. 이번 시리즈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다면 다른 나라에서 개최도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라며 “만약 대만 팬들 앞에서 경기할 기회가 생긴다면 저에게도 큰 기쁨일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시아와 미국 팬들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어느 나라 팬이든 야구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 그런 팬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정말 대단하다”라며 “선수로서 그런 팬들 앞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다. 국적과 인종을 떠나, 많은 팬들 앞에서 경기할 수 있는 순간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도쿄에 도착하기 전, 팀 동료인 프리먼은 ‘MLB.com’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팀에 오타니와 야마모토, 사사키가 있다. 컵스에는 이마나가와 스즈키가 있다. 어쨌든 한국보다 10배는 기대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해가 가는 발언이지만 지난해 뜨겁게 환대한 한국 팬들은 서운하게 느껴질 법한 발언이다.

그러나 오타니는 달랐다. 한국은 물론 대만까지, 전 세계 야구팬들을 품었다. ‘대선수’다운 품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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