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오는 22일 대구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개막전 선발로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29)를 일찌감치 낙점했다. 지난 2년간 키움 소속이었던 후라도는 “키움 타자들의 약점을 다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KBO리그에서 검증된 후라도이지만 시범경기 성적이 조금 불안하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 10일 대구 두산전에 3⅔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고전하더니 16일 광주 KIA전은 4이닝 10피안타 1볼넷 3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무너지며 패전을 안았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9.39.
특히 KIA전에는 김도영, 나성범, 최형우, 김선빈, 박찬호, 최원준, 패트릭 위즈덤 등 상대 주력 타자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백업들에게 난타를 당했다. 박정우, 홍종표, 김규성이 후라도 상대로 2안타씩 멀티히트를 허용했다.
백업 타자들에게 안타 10개를 맞았지만 내야 안타 3개 포함 빗맞은 안타들이 꽤 많았고, 수비 실책이 겹쳐 운이 따르지 않는 부분도 컸다. ABS존을 살짝살짝 벗어난 볼 판정도 후라도의 투구 리듬을 깼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후라도의 시범경기 부진을 걱정하지 않았다. 지난 17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박진만 감독은 후라도에 대해 “지금은 시범경기이고,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어제(16일)는 본인이 다른 공들을 조금 더 연습한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후라도 정도 되는 투수에게 시범경기 성적은 의미가 없다.
이어 박 감독은 “우리(코칭스태프)는 우선 구위를 보고 판단한다. 후라도의 구위가 어느 정도 올라와 있는 상태라서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며 변함없는 신뢰를 나타냈다. 16일 광주 날씨가 무척 쌀쌀했지만 후라도는 최고 시속 148km, 평균 145km 강속구를 뿌렸다. 투구수도 82개로 끌어올리면서 개막전을 맞이할 준비를 다 마쳤다.

후라도는 2023년 KBO리그 첫 해 키움 소속으로 시범경기 3경기 12이닝 15탈삼진 2실점(무자책) 평균자책점 0.00으로 빠르게 적응했다. 당시에는 새 외국인 투수로서 경쟁력을 보여주며 코칭스태프 신뢰를 얻어야 했다.
하지만 1년간 검증을 마친 지난해 시범경기에선 굳이 큰힘을 쓰지 않았다. 딱 한 경기 등판했는데 3월11일 창원 NC전에서 도태훈에게 홈런을 맞는 등 3이닝 12피안타(1피홈런) 1볼넷 6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을 당했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3월23일 광주 KIA전도 4이닝 10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7실점으로 아쉬웠지만 이후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로 안정을 찾았다. 시즌 전체 성적도 30경기(190⅓이닝) 10승8패 평균자책점 3.36 탈삼진 169개로 빼어났다.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최다 23번의 퀄리티 스타트로 꾸준함을 과시했다.
2년간 KBO리그에서 충분히 검증된 투수이고, 구속이나 구위 그리고 몸 상태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삼성은 후라도를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개막전부터 후라도가 진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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