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하늘이 영화 '스트리밍'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다.
1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스트리밍’ 배우 강하늘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 ‘스트리밍’(감독/각본 조장호,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베리굿스튜디오, 공동제작 티에이치스토리) 은 구독자 수 1위의 범죄 채널 스트리머 ‘우상’이 풀리지 않던 연쇄살인 사건의 단서를 발견하고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벌어지는 스릴러다.
지난 2021년 3월 촬영을 시작해 이듬해 5월 끝냈다는 강하늘은 "저도 어제가 영화를 제대로 본건 처음이었다. 정말 오랜만인 느낌이었다. 잊고 살았던 기간이 있다 보니. 그래서 그런지, 저도 관객 모드로 재미있게 봤다. 이 다음에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 거다. 저도 보면서 같이 따라갔다. 감독님의 의도와 연출을 그대로 따라갔다. 개인적으로는 되게 재미있었다"라며 영화를 관람한 후기를 전했다.
!['스트리밍' 강하늘, 제대로 변했다 "나보고 미친X 같다고..비호감으로 보이길" (종합)[인터뷰]](https://file.osen.co.kr/article/2025/03/18/202503181210774800_67d8fdf85ce08.jpg)
강하늘은 오직 1위만이 모든 후원금을 독차지하는 스트리밍 플랫폼 ‘왜그’에서 구독자 수 1위를 달리는 범죄 채널 스트리머 ‘우상’으로 완벽하게 변신, 연기 '원맨쇼'를 펼쳤다.
이에 강하늘은 "제가 원톱이라는 생각은 1도 안했다. 그냥 대본을 봤는데, 영화라는 매체에서 오랜만에 연극적인 톤을 해볼 수 있겠다는 점이 신선하고 재미있게 다가왔다. 읽을 때 보통 연극 대본을 읽으면 대사가 많지 않나. 사실 영화 대본은 이렇게 많기가 쉽지 않다. 많아봤자 다섯 줄인데, 한 페이지 전부가 내 대사더라. 그러다 보니 ‘해보면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이 많았다"라며 "대본에도 우상이 많지만, 다른 인물도 많이 나온다. 그래서 원톱이라는 생각은 안 했다. 원톱보다는 원테이크라는 기법 자체가 워낙 제가 좋아하는 영화적 연출이라, 그것에 대해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이 더 많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물리적으로 양이 많아서, 연극을 한다는 생각으로 해서 재미있었다. 영화를 찍으면 호흡이 되게 짧다. 연기의 호흡이, 드라마나 영화가 긴 편은 아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일단 카메라가 돌기 시작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공연 때 생각도 많이 나면서, 오히려 재미있었다. 대사량이 많아서 ‘언제 외우냐?’ 했지만 재미있었다"라며 "원테이크를 하다보니, ‘상속자들’ 마지막 신이 생각나더라. 기억하는 이유가, 그때도 원테이크인데, 너무 좋았다. 롱테이크로 흝으면서 이 친구들이 이렇게 됐다고 보여주는 엔딩 시퀀스가 좋았다. 이후 ‘해적’ 때 액션 장면이 원테이크이기도 했다. 많이 없는 경우긴 했다"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스트리밍' 강하늘, 제대로 변했다 "나보고 미친X 같다고..비호감으로 보이길" (종합)[인터뷰]](https://file.osen.co.kr/article/2025/03/18/202503181210774800_67d8fdf8ebf17.jpg)
광기에 휩싸인 BJ 역을 제대로 소화,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강하늘은 "저는 광기라고 생각하고 연기하진 않았다. 이 친구가 원하고 가진 욕심, 욕망을 조금 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보시는 분들이, 제 친구들도 그렇고, ‘진짜 미친X 같더라’라는 이야기를 해서 ‘그렇게 보였구나’ 싶더라. 하지만 광기로 보여줘야지, 라는 생각은 안 했다"라며 "제가 이번 작품 이미지는 이랬으니, 다음은 이래야지, 하고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머리가 안 된다. 그냥 저는 대본을 읽고 재미있으면 한다. 그런데 그런 대본들에서 나온 캐릭터가 그런 부분들일 뿐이고, ‘스트리밍’도 다른 캐릭터성을 보여줘야겠다는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캐릭터 연기를 위해 했던 노력도 전했다. 그는 "(준비하며) 가장 많이 영향을 받았던 분이 두 분이 계신다. 미스터리 사건을 다루는 유튜버 김원 님과 디바제시카라는 분이 계신다. 디바제시카 님은 사건을 소개할 때 이야기하면서 사진을 하나씩 띄우신다. 그 부분과, 김원 님이 가지고 있는 미스터리 채널 운영하는 분위기를 차용했다. 두 분을 가장 많이 참고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원래 '우상'이도 이런 외형이 아니었다. 그냥 검은색 정장에서 검은 넥타이. 예식장 갈 때 입는 차림이었다. 처음 테스트 촬영도 그렇게 했는데, 내가 대본을 읽었을 때, 우상이 처음부터 끝까지 끌어가니까, 이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캐릭터 성이 짙어야 사람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입고하니까 좀 뻔하더라. 어디에나 있을 것 같고. 이러면 대본이 가진 힘만으로 가야 할 거 같아서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 3~4일 고민을 하고 감독님께 미팅을 잡아서 이야기를 드렸다. 진짜 허세스럽고, 사람들에게 표현하기 좋아하고, 내 것을 과하게 드러낼 수 있는 느낌이면 좋겠다 했다. 옷도 정장인데 과한 정장. 쓰리피스까지. ‘나 이 정도로 잘 나가’에 심취해 있는 느낌으로 문신이든 귀걸이를 시도해 봤다. 그걸 감독님이 되게 좋아해 주셨다. 분장과 의상팀 실장님들도 좋아해 주셔서, 같이 상의해서 만들었다"라며 "비호감으로 보이길 원했다. 그럴듯한 느낌이 아니라, 얘가 말하는 게 거짓말 같기도 하고, 진짜 같기도 하고, 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스트리밍' 강하늘, 제대로 변했다 "나보고 미친X 같다고..비호감으로 보이길" (종합)[인터뷰]](https://file.osen.co.kr/article/2025/03/18/202503181210774800_67d8fdf989ff7.jpg)
함께 호흡을 맞췄던 스태프들과의 현장도 떠올렸다. 강하늘은 조장호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 "이 작품이 훌륭하다, 훌륭하지 않다를 떠나,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는 순간순간 자체가. 이야기가 너무 잘 통했다. 사실 최종본이 원래 대본과는 많이 다르다. 우상이가 원래 조금은,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의 느낌이었다. 대본도 과격하게 쓰여 있지는 않았다. (과격해야) 그래야 보는 맛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작가님과 이야기하면서 한 장면 한 장면을, ‘제가 우상이 이렇게 생각해 봤어요’ 하고 보여드리면 ‘생각은 못 해봤는데 신선한데요?’ 하셨었다. 감독님이 열려계셨었다"라며 "(이 밖에도) 다 같이 상의하면서 찍었다. 찍으면서 ‘동주’ 때가 생각나더라. ‘동주’때도 다 같이 이 장면은 어떻게 해볼까라면서 전 스태프가 모여서 고민했었다. 그런 경험이 동주 이후 스트리밍이 처음인 거 같다. 그래서 그 순간이 소중했다. 얼마 전에 다른 작품들 촬영이 끝났지만, 항상 촬영장에서 ‘스트리밍’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 것도 감독님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작품 밖 강하늘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연기 몰입'과 관련해 강하늘은 "저는 연기할 때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장면에서는 공감이 필요하고, 어떤 장면에서는 이해가 필요하다. 저는 우상이에 공감은 못했지만, 이해는 됐다. 어떤 작품을 할 때마다 이 두 가지 선을 생각한다. 이 상황이 공감이 안 된다면, 이해가 되어야 한다. 이해가 되는 상황으로 만들어져야 움직일 수 있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데뷔 이후 '열일'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강하늘은 "저는 어릴 때는 딜레마가 있었다. 관심의 중앙에 들어가는 걸 정말 안 좋아하고, 남들 앞에 서 있는 걸 못버텨한다. 근데 제가 하는 건 연기 아닌가. 그 사이에서 저는 ‘나는 누구인가’부터 시작해서 ‘내가 뭐 하는 거지?’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나이도 나이고, 연차도 쌓이다 보니 해결 방법은 하나더라. 정확한 스위치를 만들어서, 김하늘(본명)과 강하늘의 스위치를 만드는 게 중요한 거 같더라. 홍보, 촬영할 때는 ‘강하늘’로 스위치를 켜고, 집에서 휴식을 취할 때는 ‘김하늘’로 스위치를 켜는 것 같다. 제 휴식 루틴이, 집에 가면 아예 핸드폰을 안 본다. 그래서 급한 연락이 와도 못 받는다. 온전히 행복을 찾아야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내가 계속 치어 있었다면, 떨어져 나갔을 것"이라며 "강하늘과 김하늘이 좀 다른 거 같다. 강하늘이라고 한다면, 사람을 만나는 일이 더 많다 보니 조금 더 생각을 많이 하는 거 같다. (반면) 김하늘은 집 밖에 안 나간다"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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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