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에 침대 축구, 중원 줄부상까지.. 그럼에도 오만전 무승부는 비판 받아야 한다 [오!쎈현장]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3.20 23: 06

솔직히 무슨 말로도 정당화할 수는 없다.
홍명보(56)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7차전 오만과 맞대결서 이강인의 칼날 패스를 황희찬이 기가 막힌 터치 이후 마무리한 선제골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1-1로 무승부에 그쳤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15점(4승 3무)을 기록하며 B조 1위를 유지했다.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만약 한국이 이번 오만전에서 승점 3점을 따내고 25일 열리는 요르단전에서도 승리했을 경우, 6월 열릴 이라크, 쿠웨이트전에 관계 없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 지을 수 있었으나 이번 경기 결과로 인해 6월 A매치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잔디에 침대 축구, 중원 줄부상까지.. 그럼에도 오만전 무승부는 비판 받아야 한다 [오!쎈현장]

한국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주민규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손흥민-이재성-황희찬이 공격 2선에 섰다. 백승호-박용우가 포백을 보호했고 이태석-권경원-조유민-설영우가 수비 라인을 꾸렸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오만도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이삼 알 사브히가 득점을 노렸고 압둘 알 메시프리-알리 알 부사이디-야밀 알 야흐마디 가 공격 2선에 섰다. 압둘라 파와즈-사이드 알 알라위가 중원을 채웠고 알 루샤이디-칼리드 알 브라이키-아흐메드 알 카미시-압둘라 알 하르티가 포백을 세웠다. 골키퍼 장갑은 이브라힘 알 무카이니가 꼈다.
잔디에 침대 축구, 중원 줄부상까지.. 그럼에도 오만전 무승부는 비판 받아야 한다 [오!쎈현장]
전반은 다소 답답한 흐름이었다. 상대의 밀집 수비에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높은 볼 접유에 비해 슈팅까지도 연결하지 못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여기에 전반 35분 백승호가 경합 도중 부상으로 쓰러졌다. 치료에도 불구하고 백승호가 복귀하지 못하면서 한국은 전반 38분 이강인을 대신 투입했다.
이강인의 투입은 효과를 발휘했다. 전반 41분 이강인이 침투하는 황희찬을 향해 한 번에 패스를 밀어줬고 박스 안에서 공을 잡아낸 황희찬은 곧바로 슈팅해 1-0 리드를 만들었다. 좀처럼 슈팅을 만들지 못하던 한국은 황희찬의 골로 숨통이 트이게 됐다. 전반은 그대로 1-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한국이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전반전 다소 잠잠했던 주민규 대신 오세훈을 투입하면서 추가 골을 노렸다. 전반전 황희찬의 골로 리드를 잡아낸 한국이지만, 추가 득점을 위해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오히려 후반 35분 오만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무승부에 그치게 됐다. 
이날 경기가 열린 고양은 확실히 상암월드컵경기장보다는 잔디 상태가 좋았다. 그럼에도 추운 날씨 때문인지 경기가 진행되면 될수록 잔디가 파지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전반에 여러 선수들은 뛰다가 넘어지거나 빌드업 과정에서 패스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여기에 후반 35분 동점골을 허용하고 나서 오만 선수들의 침대 축구 역시 발목을 잡았다. 오만 선수들은 동점골이 터지자 짧은 접촉에도 경기장에 쓰러지고 굴렀다. 한국 선수들이 다가가서 말을 걸어도 누워있다가 심판이 재촉하자 일어서는 등 전형적인 침대 축구의 모습이었다.
잔디에 침대 축구, 중원 줄부상까지.. 그럼에도 오만전 무승부는 비판 받아야 한다 [오!쎈현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무승부는 한국이 못해서가 크다.  경기 내내 한국은 볼점유율 63%로 슈팅 10개를 날렸으나 유효 슈팅은 3개에 불과했다. 역습 위주로 기회를 엿보던 오만이 슈팅 5개를 날려 유효 슈팅이 2개라는 점을 생각하면 한국 자체가 너무 비효율적인 공격을 이어갔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물론 중원의 줄부상으로 인해 정상 경기 운영이 어려웠던 것도 맞으나 홈에서 한 수 아래의 상대로 부상이나 잔디, 침대 축구 어떤 이유로도 무승부가 정당화되지 않는 상황이다. /mcado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