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PSG)의 부상에 소속팀도 심각하게 반응했다.
홍명보(56)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7차전 오만과 맞대결서 이강인의 칼날 패스를 황희찬이 기가 막힌 터치 이후 마무리한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1-1 무승부에 그쳤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15점(5승 3무)을 기록하며 다소 불안한 B조 1위를 유지했다. 3차 예선에서는 각 조의 1위와 2위 팀이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이번 3월 A매치에서 모두 승리했으면 조기에 월드컵행을 확정할 수 있었으나 경기 내내 답답한 경기력으로 무산됐다.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만약 한국이 이번 오만전에서 승점 3점을 따내고 25일 열리는 요르단전에서도 승리했을 경우, 6월 열릴 이라크, 쿠웨이트전에 관계 없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 지을 수 있었으나 이번 경기 결과로 인해 6월 A매치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경기 후 이강인의 소속팀 PSG도 그의 부상에 대해 심각하게 반응했다.
PSG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의 부상 소식을 알렸다.
PSG는 "이강인이 오만전에 출전해서 무승부를 거뒀다. 그는 부상을 당한 백승호를 대신해 전반 38분 투입됐다. 첫 터치로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후반 35분 발목 부상으로 양현준과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주민규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손흥민-이재성-황희찬이 공격 2선에 섰다. 백승호-박용우가 포백을 보호했고 이태석-권경원-조유민-설영우가 수비 라인을 꾸렸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이강인의 투입은 효과를 발휘했다. 전반 41분 이강인이 침투하는 황희찬을 향해 한 번에 패스를 밀어줬고 박스 안에서 공을 잡아낸 황희찬은 곧바로 슈팅해 1-0 리드를 만들었다. 좀처럼 슈팅을 만들지 못하던 한국은 황희찬의 골로 숨통이 트이게 됐다. 전반은 그대로 1-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한국이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전반전 다소 잠잠했던 주민규 대신 오세훈을 투입하면서 추가 골을 노렸다. 전반전 황희찬의 골로 리드를 잡아낸 한국이지만, 추가 득점을 위해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후반 35분 알리 알 부사이디의 슈팅에 일격을 허용하면서 1-1로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이날 황인범은 아예 명단서 제외됐다. 소속팀 페예노르트에서도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던 황인범은 지난 10일 발표된 28명의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네덜란드 'FR12'는 18일 "데니스 크라넨뷔르흐는 황인범이 대한민국 대표팀에 차출된 것이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이야기했다”고 보도했다.
부상 중인 김민재를 대체하면서 선수보호를 이유로 댄 홍명보 감독이 황인범을 뽑은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번 대표팀 미드필더는 박용우(알 아인), 백승호(버밍엄시티), 원두재(코르파칸 클럽), 황인범(페예노르트), 이재성(마인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울버햄튼), 배준호(스토크 시티), 양민혁(퀸스파크 레인저스), 엄지성(스완지 시티), 양현준(셀틱),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이동경(김천 상무)이 선발됐다.
크라넨뷔르흐는 “대표팀 소집이 그의 몸 상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거의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선수가 이제 막 복귀했는데, 장거리 비행을 해야 한다. 황인범의 회복과 컨디션 조절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 지적했다. 이런 네덜란드 현지의 지적과 무관하게 황인범은 18일 늦은 저녁에 합류했다.


이강인은 이날은 벤치에서 시작했다. 이유가 있었다. 이강인은 다른 한국 선수들과 달리 하루 늦은 18일 저녁에야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었다. 그는 17일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랑스에서 열린 마류세유와 2024-2025 프랑스 리그1 홈경기를 소화하고 경기에 나섰다. 그는 후반 35분 투입돼서 10여분을 소화했다.
이번 시즌 이강인은 PSG에서 다소 입지가 축소된 상황이다. 최근 들어 우스만 뎀벨레, 브래들리 바르콜라,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데지레 두에 등 다른 자원들에 밀려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다. 프랑스 언론 풋01은 "PSG는 이번 여름 이강인가 헤어지기로 결정했다"며 "이강인이 앞으로 파리에서 보내는 몇 주는 그가 파리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어 "이강인은 측면 공격수 데지레 두에와 미드필더 세니 마율루, 주앙 네베스 등 다른 선수들에게 자리를 넘겼다"며 이강인이 포지션이 같거나 비슷한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고 짚기도 했다. 실제로 초호화군단인 PSG를 생각하면 피할 수 없는 경쟁이었다.
이번 A매치를 앞두고 여러모로 들쭉날쭉한 출전 시간에 여독이 겹쳐서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 홍명보 감독은 일단 선발 라인업에서 이강인을 제외했다. 그러나 전반 32분 백승호가 쓰러지면서 이강인이 빠르게 투입됐다. 그리고 투입되자마자 이강인은 '어나더 클래스'를 뽐냈다.
전반 37분 경기장에 들어온 이강인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오만의 밀집 수비에 균열을 냈다. 전반 41분 날랜 패스로 황희찬의 선제골을 이끌었다.하프라인 근처에서 상대 골문 앞 황희찬의 질주를 예상해서 정확하게 지르는 패스가 일품이었다. 오랜만에 뛰는 중원이었지만 이강인의 퍼포먼스는 남달랐다.


그러나 한국이 후반 35분 알 부사이디에게 실점을 내주면서 1-0으로 앞서던 한국은 1-1 스코어로 다시 균형을 이루게 됐다. 실점도 실점이지만 이강인의 부상이 더욱 치명타였다. 그는 오만의 골장면 앞 경합 과정에서 충돌해서 쓰러졌다. 그는 결국 자신의 발로 일어나지 못했다.
이강인은 제 발로 제대로 서지도 못해 의료 스태프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결국 후반 37분 이강인을 다시 벤치로 불러들이면서 최전방 공격수 오현규를 투입했다. 이강인은 업혀 나갔다. 이태석도 함께 벤치로 내려갔고 양현준이 투입됐지만 골은 나오지 않았다.
부상 직후 이상인은 크게 고통을 호소했다. 스스로 자기 발로 서지 못하면서 최소 염좌 같은 증상을 의심하게 했다. 특히 힘든 일정 직후 경기에서 쓰러진 것이라 이강인의 부상이 피로 누적으로 인한 증상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여러모로 오만전은 잃은 것이 많은 경기가 됐다.
한편 PSG 팬들도 이강인의 상태를 걱정하고 있다. PSG 소식을 전하는 파리 노 리밋은 이강인의 부상 소식을 전하면서 스태프 등에 업혀가는 이강인 사진을 실었다.

PSG 리포트도 "방금 들어온 소식인데 이강인이 오늘 오만전에서 왼쪽 발목 부상으로 교체됐다. 그는 내일 추가 검사를 받고 부상 심각성에 대해 자세히 확인할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