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FA 세 차례 ‘꾸벅’ 인사, 어떻게 피치클락 위반 피했을까 “심판님 앞으로 빠져 계시더라, 성우 형이 아마…”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5.03.23 07: 21

바야흐로 피치클락의 시대가 도래한 프로야구. 심우준(한화 이글스)은 타석에서 관중석을 향해 세 차례나 ‘꾸벅’ 인사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음에도 어떻게 피치클락 위반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을까. 
‘FA 이적생’ 심우준은 지난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프로야구 개막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사소한 고민 하나를 털어놨다.
심우준은 첫 타석에서 친정 KT 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싶은데 올해부터 정식 도입된 피치클락이 마음에 걸렸다. 인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행여나 피치클락 위반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기 때문이다.

50억 FA 세 차례 ‘꾸벅’ 인사, 어떻게 피치클락 위반 피했을까 “심판님 앞으로 빠져 계시더라, 성우 형이 아마…”

50억 FA 세 차례 ‘꾸벅’ 인사, 어떻게 피치클락 위반 피했을까 “심판님 앞으로 빠져 계시더라, 성우 형이 아마…”

심우준은 “첫 타석에서 KT 팬들과 한화 팬들을 향해 인사를 드릴 생각이다. 1루, 중앙, 3루 순으로 세 차례 고개를 숙이려고 한다”라며 “피치클락이 걸리긴 하는데 심판님이 양해를 해주시겠죠. 아니면 (장)성우 형한테 이야기를 할 생각이다. 아마 성우 형이 미리 인사를 하라고 이야기를 해줄 거 같기도 하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올 시즌부터 정식 도입된 피치클락은 투수의 경우 주자가 없을 때 20초, 주자가 있을 경우 25초 이내에 투구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볼 1개가 추가된다. 또 타자는 33초 이내 타석에 들어서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스트라이크 1개가 부과된다. 
그러나 이 모든 건 기우였다. 심우준은 한화가 0-2로 뒤진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을 맞이했고, 헬멧을 벗은 상태에서 1루, 중앙, 3루 순으로 피치클락 위반 없이 무사히 인사를 마쳤다. 심우준은 KT와 한화 팬들의 박수에 힘입어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낸 뒤 2루 도루에 이어 추격의 득점까지 올렸다. 
50억 FA 세 차례 ‘꾸벅’ 인사, 어떻게 피치클락 위반 피했을까 “심판님 앞으로 빠져 계시더라, 성우 형이 아마…”
경기 후 만난 심우준은 첫 타석 상황과 관련해 주심과 KT 포수 장성우를 향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내가 볼 때는 (장)성우 형이 먼저 이야기를 한 거 같다. 왜냐하면 내가 타석에 나가기 전부터 심판님이 앞으로 빠져 계셨다. 내가 먼저 말하려고 했는데 성우 형한테 너무 고마웠다. 성우 형은 괜히 안방마님이 아니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심우준은 친정을 처음 만나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 1도루의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4-3 역전승을 이끌었다. 심우준을 등에 업은 한화는 2020년 이후 무려 5년 만에 개막전 승리를 맛봤다.
심우준은 첫 타석부터 친정을 괴롭혔다. 0-2로 뒤진 3회초 2사 후 KT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상대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낸 뒤 도루로 2루를 훔쳤고, 김태연의 빗맞은 행운의 안타가 터지면서 추격의 득점을 올렸다. 
50억 FA 세 차례 ‘꾸벅’ 인사, 어떻게 피치클락 위반 피했을까 “심판님 앞으로 빠져 계시더라, 성우 형이 아마…”
5회초 헛스윙 삼진으로 숨을 고른 심우준은 2-2로 맞선 7회초 2사 2루 찬스에서 세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그리고 옛 동료 김민수를 상대로 우중간으로 1타점 역전 2루타를 날리며 개막전 결승타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심우준은 “오늘 경기는 떨리지 않았다. 아무래도 10년, 11년 동안 이 구장을 썼기 때문에 더 편한 느낌이 있었다”라며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줬다. 데뷔전은 만점이었다. 물론 수비가 그렇게 깔끔하지는 않았는데 가면 갈수록 더 깔끔하게 할 테니까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KT 원클럽맨이었던 심우준은 2024시즌을 마친 뒤 생애 첫 FA 권리를 행사했다. 그리고 잔류가 아닌 한화와 4년 최대 50억 원(보장 42억 원, 옵션 8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둥지를 옮겼다. 2014년 KT 창단 멤버로 입단한 10년 위즈맨이 새로운 도전을 택했고, 데뷔전부터 FA 대박 향기를 풍겼다.
/backlight@osen.co.kr
50억 FA 세 차례 ‘꾸벅’ 인사, 어떻게 피치클락 위반 피했을까 “심판님 앞으로 빠져 계시더라, 성우 형이 아마…”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