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혐의로 중국 프로축구 무대에서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손준호(32, 충남아산)와 관련한 중국 법원의 판결문으로 보일 수 있는 문서가 중국 온라인에 공개됐다. '손준호 리스크'를 안고 있는 충남아산은 "출처 불명확한 정보"라며 "손준호가 국내에서 선수생활 하는 데엔 문제없다"라는 입장이다.
중국 포털 바이두 산하 콘텐츠 플랫폼 '바이자하오'에는 22일 '손준호가 (2022년 1월) 상하이 하이강과 경기 전 진징다오에게 배당률과 베팅 정보를 물어보고 20만 위안(약 4000만 원)을 베팅했다'라는 제목으로 중국 법원의 판결 관련 내용을 담은 것을 보이는 캡처본이 올라왔다.
판결문의 진위 여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문건이 손준호를 직접 겨냥해 공개된 것이 아니라 다른 중국 선수의 판결문이 유출되는 과정에서 함께 드러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에 유출된 판결문 속 증인 진술란을 살피면 손준호는 "경기 시작 두 시간 전 진징다오가 나에게 '천천히 뛰고 템포를 조절하며 득점하지 말라'고 말했다. 나는 별다른 생각 없이 동의했다"라며 "풀타임을 뛰면서 편한 마음으로 뛰었고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진징다오와 궈톈위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공격적으로 뛰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2-2로 끝났다. 우리 목표였던 상하이 하이강전에서 무승부를 거뒀다. 이틀 뒤 나에게 20만 위안이 계좌 이체됐다"라고 말했다.
손준호는 2023년 5월 귀국을 위해 상하이 훙차오공항을 찾았다가 체포됐다.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로 형사 구류된 뒤 정식 구속 상태로 전환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 조사를 받았다.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되는 것이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다. 스포츠 선수가 경기 관련 부당한 요청을 받고 금품을 챙겼다면 이 죄목에 엮일 수 있다. 중국 공안은 손준호가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3월 27일 한국으로 돌아온 손준호는 9월 기자회견을 통해 20만 위안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정확한 이유는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불법성을 강력 부인했다.
또한 “중국 공안의 강압 수사로 인해 조사 초기 거짓 자백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준호의 호소에도 중국축구협회는 손준호에게 영구 제명 징계를 내린 데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에 이 징계를 국제적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FIFA 결정에 따라 징계 효력은 중국 내에만 적용돼 손준호는 지난 2월 K리그2 충남아산과 계약을 맺고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올 시즌 4경기 출전해 도움 1개를 기록 중이다.
충남아산 관계자는 "중국 온라인에 올라온 캡처본을 살펴봤다.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정보"라면서 "손준호 입단 전에 이미 FIFA 등 문의를 거쳐 그가 (중국 외) 선수생활 하는데 문제가 없단 것을 구단이 모두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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