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LA 다저스도 전통에 따라서 미국 백악관에 초청됐다. 이 과정에 많은 사연이 얽혀있다.
LA 다저스 구단은 26일(한국시간), ‘오랜 전통에 따라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월 7일(한국시간 8일)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워싱턴 내셔널스 원정에 앞서 월드시리즈 챔피언 다저스를 백악관으로 초대했다. 다저스는 백악관을 방문해서 우승을 축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다저스 선수들은 8일(한국시간 9일) 국회의사당도 방문한다’라고 밝혔다.
미국 4대 프로스포츠인 메이저리그(야구), NBA(농구), NFL(미식축구), NHL(아이스하키) 우승 팀은 매년 백악관의 초청을 받는다. 미국 정치권의 예우이자 오랜 전통이다.

다만, 다저스를 우승으로 이끈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악연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였던 2018년, 로버츠 감독을 비판하고 조롱한 바 있기 때문. 2018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 당시 SNS 계정에 “완벽하게 던지던 리치 힐을 빼고 긴장한 구원 투수들을 올려수 두들겨 맞게 하다니, 정말 놀랍다. 4점의 리드가 사라졌다. 감독들이 저지르는 큰 실수다!”고 적었다.당시 다저스는 선발 리치 힐이 6⅓이닝 1피안타 3볼넷 7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이 힐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불펜진을 투입하자 내리 3실점 하면서 분위기를 내줬고 결국 역전을 허용, 6-9로 패했다. 당시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끌려가고 있던 다저스는 이 패배로 1승3패로 패색이 짙어졌고 월드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이에 로버츠 감독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다저스 경기를 얼마나 봤는지 모르겠다. 다저스 경기를 얼마나 봤는지 모르겠다. 한 사람의 의견일 뿐이다”라며 더 이상의 코멘트를 붙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듬해 로버츠 감독은, “일단 승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워싱턴 D.C.에 가서 내셔널스와 경기를 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라며 월드시리즈 우승시 백악관 초청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에둘러 표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에 심기가 불편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로버츠 감독은 백악관의 초청에 응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로버츠 감독은 “백악관 초청을 받는 것은 굉장한 영광이다. 2024년 우승을 축하할 수 있는 자리다. 월드시리즈 우승팀이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영예다”라며 “나는 대통령직을 존중한다. 우리나라, 아니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리다. 그래서 정말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다른 선수들의 경우 지켜봐야 한다. 특히 최근 10kg 가까이 빠지며 탈수 증세를 경험한 무키 베츠는 지난 2019년 보스턴 소속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이듬해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초청에 응하지 않았다. 당시 보스턴은 베츠와 알렉스 코라 감독을 비롯해 10명의 선수들이 백악관 초청을 거절했다. 베츠는 올해의 경우 “가족과 상의한 뒤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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