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는 KBO 심판진의 결정이었다. 빗줄기는 더 퍼붓고 있는데 한 시간 넘게 기다리고 경기를 강행하려고 했다. 선수단을 그라운드로 불렀고 다시 들여보냈다. 촌극도 이런 촌극이 없었다.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는 롯데의 2-0 강우콜드게임 승리로 마무리 됐다. 롯데의 공격이 진행되던 8회초 1사 1루에서 중단됐고 이후 71분 간 기다린 끝에 강우콜드게임 선언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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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강우콜드게임 선언 과정은 말 그대로 이해할 수 없고 촌극의 연속이었다. 이미 경기 시작 전부터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번도 멈추지 않고 내렸다. 그래도 정규 경기가 성립하는 5회까지는 경기를 강행해도 무방했다. 양 팀 모두 이미 플레이볼을 선언했고 선발 투수들이 마운드에 오른 상태라면 일단 정규경기까지 성립을 시키는 것을 원했다. 그러나 롯데가 2-0으로 앞선 채 5회말이 마무리 되면서 정규 경기는 성립됐다. 심판진이 결정해야 할 문제였다. 5회를 넘어서고 오후 7시를 지나면서 빗줄기는 점점 굵어졌다. 하지만 심판진은 계속 경기를 진행했다. 점수 차는 2점 밖에 나지 않는 접전이었기에 경기 중단의 시점이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7회초 롯데가 볼넷 3개로 만든 2사 만루 기회를 놓치며 묘한 흐름으로 돌입했다. 7회말에는 NC가 득점을 뽑지 못했지만 이어진 8회초 롯데 장두성의 2루 도루 작전을 저지하면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후 정보근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NC로서는 경기 막판 묘한 분위기를 살릴 기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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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때 심판진은 경기를 중단했다. 8회초 1사 1루, 오후 7시 37분이었다. 이호준 NC 감독은 잠시 나와 경기 중단에 대해 항의했다. 마운드와 홈플레이트 부근에만 부분 방수포를 씌웠다. 이후 30분을 일단 기다렸고 이후 약 30분을 더 기다렸다.
오후 8시 30분이 되어가자, 심판진은 다시 나와 그라운드 상태를 확인했다. 빗줄기는 중단 시점보다 굵어졌고 더 쏟아지고 있었다. 그런데 심판진은 방수포를 걷자고 지시했다. NC 선수단과 롯데 선수단은 나와서 다시 몸을 풀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면서 쌀쌀해진 날씨에 몸은 이미 많이 굳은 뒤였다.
이후 그라운드 정비 요원들은 심판진의 지시에 따라서 방수포를 걷고 내야 쪽 물이 고인 지점에 추가로 흙을 도포하며 경기 강행을 준비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물이 고인 내야 쪽에서 심판들과 얘기를 나눴다. NC는 이때 5번째 투수 김민규가 몸을 다 풀고 마운드에 올라와서 던질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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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심판진은 다시 선수들에게 철수 지시를 내렸다. 선수들도 의아한 표정으로 심판진의 지시를 듣고 다시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방수포는 다시 깔렸다. 오후 8시 40분이 넘은 시점이었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은 8시 48분, 71분 간 중단된 끝에 강우콜드가 선언됐다. 촌극도 이런 촌극이 없었다. 이미 비 예보는 새벽까지 내려져 있었고 사직구장 인근에 머물고 있는 시민들에는 '새벽까지 비를 동반한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안전의 유의 바랍니다'라는 안전안내문자가 발송됐다.
경기가 접전이었기에 중단 결정이 힘들었다면, 중단하기 않고 진행을 했으면 됐다. 71분이라는 시간 동안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지 모르지만, 중단이 없었다면 이미 경기가 끝났을 수도 있었다. 같은 시간 열린 대전 키움-한화전에서도 적지 않은 비가 뿌렸고 경기도 원정팀 키움이 홈팀 한화를 6-2, 4점 차로 앞서고 있었던 나름 접전이었다. 이 경기는 9회까지 모두 마쳤다. 아니면 비 예보를 확인하고 정규경기가 성립됐을 시점에 빠르게 결단을 내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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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진이 어영부영 하다가 양 팀의 불만을 모두 샀다. 롯데는 롯데 나름대로, NC는 또 NC 나름대로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었던 심판진의 결정이었다. 만약 경기를 강행하려고 했다가 질퍽거리는 그라운드에서 선수단이 부상을 당하거나, 빗물로 인해 미끄러워진 관중석에서 사고가 났다면, 심판진이 책임졌을까. NC의 홈 경기가 왜 창원NC파크가 아니라 사직구장에서 열리고 있는지 벌써 잊어버린 것일까. 결국 무엇을 위해 71분을 기다렸는지, 아무런 의미도 찾을 수 없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