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주전 세터의 품격…허슬플레이 뒤 빛난 동업자 정신 [박준형의 ZZOOM]
OSEN 박준형 기자
발행 2025.12.20 12: 07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의 경기가 1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렸다. 
1세트 22-20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 한국전력 김정호의 강스파이크를 료헤이가 반사적으로 받아냈고, 공은 심판석 쪽으로 크게 튀어 올랐다. 이 공을 살리기 위해 대한항공 한선수가 주저 없이 몸을 날렸다.
한선수는 중계 카메라와 카메라맨을 피해 심판석 앞까지 넘어가며 공을 걷어 올렸다. 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었고, 그의 선택은 망설임이 없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코트 밖에 대기 중이던 어린 볼 리트리버와 부딪히며 넘어지는 아찔한 장면도 함께 연출됐다.

허슬플레이 뒤 빛난 동업자 정신

공은 인플레이 상황이었고, 한선수는 곧바로 몸을 일으켜 다시 코트로 복귀했다. 플레이는 계속됐고, 점수가 나며 경기가 잠시 중단된 뒤에야 그는 다시 코트 밖으로 향했다.
한선수가 가장 먼저 찾은 건 방금 전 부딪혔던 볼 리트리버였다. 그는 아이의 상태를 살피며 미안함을 전했고, 짧은 행동이었지만 진심은 충분히 전해졌다.
같은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아니지만, 배구 경기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해내는 또 하나의 동료였다. 허슬플레이로 팀을 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경기장을 함께 만드는 ‘동업자’를 챙긴 순간이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과 사람을 먼저 보는 태도. 이날 한선수의 플레이는 점수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2025.12.20 / soul1014@osen.co.kr
료헤이 디그된 공을 쫓아가는 한선수
심판석까지 달려들며 공 살려내는 한선수
점수 나고 경기가 중단되서야 코트 밖으로 나와 사과하는 한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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