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박나래의 이태원 자택에 새로 설정된 거액의 근저당권을 두고 각종 의혹과 추측이 꼬리를 물고 있다. 특히 전 매니저들의 법적 대응 시점과 맞물리며 “사실상 맞불 성격의 방어 조치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소속사의 추가 입장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22일 박나래 소유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단독주택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해당 주택에는 현재 두 건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 먼저 2021년 7월 13일 하나은행을 채권자로 채권최고액 11억 원 규모의 근저당이 설정됐는데, 이는 일반적인 주택담보대출로 해석된다.
문제는 지난 3일 새롭게 설정된 두 번째 근저당이다. 채권자는 박나래의 1인 기획사로 알려진 주식회사 엔파크이며, 채권최고액은 무려 49억7000만 원에 달한다. 등기 원인은 ‘설정계약’으로 기재돼 있어 압류나 강제 집행에 따른 조치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두 건을 합치면 채권최고액만 총 60억7000만 원이다. 해당 주택은 박나래가 2020년 약 67억 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사실상 부동산 가치 대부분이 담보로 묶인 셈이다.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근저당 설정 시점이다. 지난 3일은 공교롭게도 박나래의 전 매니저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약 1억 원 상당의 부동산 가압류를 신청한 날이기도 하다. 전 매니저들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본격화되면 재산을 처분하거나 은닉할 우려가 있다”며 가압류를 신청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전 매니저들은 박나래를 상대로 사적 괴롭힘, 대리 처방 등 개인 심부름, 진행비 정산 불이행, 폭언 및 언행 횡포 등을 주장하고 있으며, 경찰에는 특수상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박나래 역시 전 매니저들을 공갈미수 혐의로 맞고소하며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 매니저들이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금액이 ‘전 매출의 10% 수준, 약 5억 원대’라는 점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5억 아끼려다 50억 담보 잡히는 꼴 아니냐”, “맞불 놓다 판 더 키운 셈”이라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박나래가 현재 불법 의료행위 의혹, 이른바 ‘주사 이모’ 논란까지 동시에 겪고 있고,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며 활동을 중단한 상황이 겹치면서 근저당 설정의 배경을 둘러싼 해석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광고·방송 계약 위약금이나 손해배상 등 거액 비용 발생 가능성에 대비한 선제적 안전장치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소속 법인의 자금 조달 목적, 혹은 개인과 법인 간 금전 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소형 기획사의 경우 법인 신용만으로는 대출이 쉽지 않아, 소속 연예인의 개인 자산을 담보로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가운데 박나래의 1인 기획사 엔파크의 운영 실태를 두고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법인 등기상 본점 주소지가 여러 차례 변경됐고, 최근 주소지에는 간판이 철거되고 상주 인력이 확인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져 정상 운영 여부에 물음표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박나래는 지난 16일 영상을 통해 “제기된 사안들에 대해 사실관계를 차분히 확인 중이며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추가적인 공개 발언은 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근저당 설정과 관련해서는 박나래 측이 “가족 명의 법인과 관련된 개인적인 사안”이라는 취지로만 전했을 뿐,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소속사 엔파크 역시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태원 자택에 설정된 49억7000만 원 규모의 근저당. 전 매니저들의 가압류 신청과 맞물린 시점, 각종 논란 속 활동 중단, 그리고 소속사의 침묵까지 더해지며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자산 운용인지, 법인 자금 조달인지, 혹은 거액의 위약금과 손해배상에 대비한 ‘맞불성’ 조치인지는 결국 수사와 법적 판단을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파도 파도 의혹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사 결과에 따라 박나래를 둘러싼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인 소속사의 입장 표명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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