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봐라".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은 사장단과 임직원 200여명을 모아놓고 이같이 말했다. 신경영 선언이었다. 수원 삼성이 이정효 감독을 선임하며 새로운 출발을 앞두게 됐다.
수원 삼성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정효 감독의 부임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명확한 축구 철학과 탁월한 지도 능력, 선수 육성 강점을 가진 이 감독이 구단의 재도약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그동안 구단은 진정성과 존중의 마음을 담아 최선을 다해 이 감독 영입을 추진해 왔다.
이정효 감독은 최근 해외 구단을 비롯해 여러 K리그 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상황이었지만, 최종적으로 수원 삼성의 손을 잡았다.


이정효 감독은 "조건이 아니라 구단이 보여준 진심과 간절함, 그리고 감독에 대한 깊은 존중에 마음이 움직였다"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수원 삼성은 강우영 대표이사와 박평식 사무국장이 온 힘을 다해 이정효 감독 모시기에 나섰다. 특히 박 사무국장은 팀 재건을 위해 끊임없이 이 감독을 향한 러브콜을 보냈다. 실무진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끝까지 관철했다.
그 결과 수원 삼성은 이 감독 영입을 앞두고 선수단 정비를 펼쳤다. 선수단 정리를 펼치며 완전히 다른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제주 SK와 승강 플레이오프서 '수원 삼수'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썼기 때문에 변화에 대한 공감이 이어졌고 환골탈태 하기 위해 행보를 이어왔다.
이정효 감독은 K리그 무대에서 성과를 꾸준히 증명해 온 지도자다. 2018년 성남FC, 2020년 제주 유나이티드(현 제주SK)에서 수석코치로서 K리그1 승격을 이끌었다. 특히 2022년 광주FC 감독 부임 첫해에 역대 K리그2 최다 승점(86점)으로 우승하며 다이렉트 승격을 달성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K리그1에서도 이정효 감독의 경쟁력은 돋보였다. 광주를 이끌고 창단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엘리트(ACLE) 진출 및 시민구단 최초 8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하며 리그 내 가장 주목받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

수원 삼성은 이정효 감독 부임과 동시에 2026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더불어 수원 삼성은 "모든 팬의 염원인 K리그1 승격을 위해 선수 구성 및 전력 강화를 포함한 모든 준비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10bird@osen.co.kr